오는 4월 8일 열리는 영국 찰스 왕세자(56)와 커밀라 파커 볼스(57)의 결혼식에는 단 30명만의 하객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간소하다 못해 초라할 지경이다.

찰스 왕세자가 하객을 30명으로 제한한 것은 왕세자가 남편이 살아있는 이혼녀와 재혼하는 것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을 감안, 최대한 조용하게 결혼식을 올리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식 장소도 윈저궁에서 윈저 시청 회의실로 옮겼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부군 필립공, 앤 공주 등 대부분의 왕실 인사도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여왕을 비롯한 왕실 인사가 참석하면 조용히 결혼식을 치를 수 없기 때문이다.

AFP 통신은 햄버거 가게, 기념품점 등으로 둘러싸인 윈저 시청에서 열리는 찰스 왕세자의 결혼식에는 찰스 왕세자의 두 아들, 파커 볼스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얻은 아들과 딸을 포함, 30명 정도가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왕실 소식통은 "조용히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찰스 왕세자 커플의 뜻에 따라 30명 정도만이 초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실 전문가들은 시골 도시의 평범한 시청에서 열리는 '세속 결혼식'에 참가하는 것은 영국의 군주이자 국교인 성공회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품위를 심히 손상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여왕이 원해도 결혼식에 갈 수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여왕은 이에 따라 결혼식이 끝난 뒤 인근의 윈저궁에 700명의 인사를 초청, 결혼 축하연을 베풀 예정이다. 그나마 이 결혼 축하연이 왕실의 체면을 살리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찰스 왕세자의 결혼식은 1930년대 영국에서 텔레비전 시대가 열린 이래 생중계되지 않는 최초의 왕실 결혼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왕세자가 성공회 관습을 무시하고 이혼녀와 결혼하는 장면이 TV로 방영되면 국민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성직자들이 완강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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