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평균 자살 인원 0.84명에서 2.13명으로 늘어

유명 영화배우 이은주씨의 자살 이후 유사한 형태로 숨진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베르테르 효과'(유명인 자살 뒤 일어나는 연쇄 모방 자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석동현 부장검사)는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관내에서 발생한 변사 사건을 분석한 결과 이은주씨가 숨진 2월 22일 이후 하루 평균 자살자는 2.13명으로 그전의 0.84명에 비해 2.5배로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이씨의 자살 사건을 기점으로 이전에 53일 동안 4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반해 이후에는 23일간 49명이 자살했던 것.

검찰 분석 결과 이씨가 자살한 뒤 20대 자살자는 15명(30.6%)으로 그전의 7명(15.5%)에 비해 급증한 것이 특징이다.

자살 방식의 변화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에는 의사(縊死:목을 매 죽음) 비율이 절반을 조금 넘는 53.3%였지만 이후에는 79.6%로 집계돼 10명 중 8명꼴로 이씨와 비슷한 방식으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20대의 의사자 비율은 종전에는 7명 중 3명이었으나 이후에는 15명중 1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처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자 수는 5명에서 8명으로 늘었지만 의미있는 변화는 아니었고 전체 자살자 중 남자(66명)와 여자(28명)의 성비도 2.4대1로 집계돼 그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검찰 관계자는 "20대의 자살 증가는 청년기의 돌발적, 충동적인 감정이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자살방식의 변화에는 이씨 사건의 모방 성향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급격한 자살 증가추세가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대중매체가 유명인의 자살을 흥미 위주로 계속 다룬다면 모방 자살을 부추길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언론이 자살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거나 원인을 뚜렷하게 명시하는 일이 없도록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자율적으로 지키고, 대중매체도 자살을 미화하거나 낭만적 행위로 포장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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