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명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테리 시아보(41.여)의 상태에 대해 의료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15년간 식물인간으로 살아온 시아보가 사람을 알아보며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의사들은 그녀가 식물인간이며 상태가 호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잭슨빌 소재 메이요 클리닉의 신경전문의인 윌리엄 체셔박사는 최근 법정에 제출한 한 서류에서 자신은 시아보가 "최소한의 의식이 있는 상태"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식물인간이란 깨어있지만 자신이나 주위 환경을 인식하지 못하고 단지 반사운동만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최소한의 의식이 있는 상태란 한 사람의 행동이 일관성은 없지만 의식의 징후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상태다. 예컨대 가려우면 코를 긁거나 머리빗을 제대로 사용하는 행동을 포함해 때때로 간단한 명령에 따를 수 있는 상태다.

메이요 클리닉은 성명을 통해 플로리다주의 요청에 의해 체셔박사가 침대옆에서 시아보를 관찰하고 의학적인 병력을 검토했지만 그녀에 대한 광범위한 검사는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체셔는 법정에 제출한 선서 진술서에서 시아보가 "(그녀가 계속적인 식물인간 상태에 있다는) 과거 진단에 합리적인 의심을 던지고 있음을 믿게 하는 여러 행위를 보였다"면서 그녀의 안색이 밝아지거나, 친숙한 목소리에 미소지으며, 색깔이 있는 물체나 인간의 얼굴에 약 15초 정도 시선을 고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가주대학의 신경치료 및 뇌졸중 과장인 진 성 박사는 시아보를 개인적으로 검사하지는 않았지만 체셔의 진술서의 첫 부분은 "식물인간 상태의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다"면서 체셔는 불행히도 그의 감정과 아마도 그의 종교적 믿음이 의학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체셔는 기독교 생명윤리학자들에 의해 설립된 생명윤리학 및 인간존엄성센터의 생명윤리담당 국장이다.

성 박사는 원래의 진단은 "매우 저명한 신경학자들"에 의한 반복적인 진단에 기반을 두었으며 자신이 시아보를 검사하지 않았지만 그 당초의 진단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미시간주립대학의 신경학 교수인 로저 앨빈은 "그 진단을 의심할만한 어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에 대한 평가가 미흡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이 특히 시아보처럼 뇌에 대한 혈액공급이 잠시 끊긴 경우 지속적인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 최소한의 의식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2년 플로리다주의 신경과 의사인 윌리엄 해미스파 박사는 자신이 시아보를 검사한 결과 그녀가 "분명히 어머니를 알아본다"면서 지시에 따라 의사소통을 하고 사람들을 바라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의 생명윤리 전문가인 로런스 슈나이더맨 박사는 해미스파에 대해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정중하게 말해도 '돌팔이'에 불과하다"면서 그의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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