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북새통…노후·취업이민 문의 증가

제20회 해외 유학ㆍ어학연수 박람회와 제9회 해외 이주ㆍ이민 박람회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했다.

이들 행사에 인터넷으로 사전 등록한 인원은 해외유학ㆍ어학연수 박람회에 1만5천명, 해외이주ㆍ이민 박람회에 6천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했으며 개막 1시간 전인 오전 10시께부터 수천명이 몰려들어 입장을 기다렸다.

해외 이주ㆍ이민 박람회에서는 8개국 이민업체 50여곳이 상담을 진행했으며 각국 대사관, 해외투자 업체, 운송회사 등에서도 관람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올 봄 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은퇴한 뒤 여유있는 삶을 찾으려는 노후 이민이나 국내에서의 전문 경력을 살려 해외에 가려는 취업이민에 관한 문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부인과 손자 손녀를 데리고 해외에 나가 살 생각이라는 전직 고교 교사 김기원(70)씨는 "기후도 좋고 물가도 싸고 치안상태도 괜찮다고 하는데다가 손자 손녀들을영어로 수업하는 학교에 보낼 수 있어 말레이시아에 가 볼까 한다"고 말했다.

주부 안지영(32)씨는 "남편이 정보통신관련업종에서 7년 일한 경력을 살려 호주쪽으로 취업이민을 생각하고 있다"며 "처음 정착할 때는 힘들겠지만 20년 후를 생각하면 노후생활여건, 사회보장, 교육여건 등이 훨씬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스포츠용품업체에서 일한다는 전정화(여ㆍ24)씨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는데 어학연수만 하는 것보다는 골프도 치면서 영어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필리핀의 모 대학이 제공하는 골프 전공 학부과정 유학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전람의 한 관계자는 "해외 이주ㆍ이민 박람회에서는 아직도 자녀 교육을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삼고 상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은퇴 후 노년 이민을 위해 동남아 지역 등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으며 취직이민이나 투자이민 등을 문의하는 관람객들의 수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해외유학ㆍ어학연수 박람회에서는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중국, 대만 등 20개국 학교 400여곳에 대한 정보가 소개됐다.

특히 참가 학교가 영어권 국가에 편중돼 있던 예년과 달리 중국에서 국립칭화대, 상하이교통대 등 40개 학교가, 대만에서 국립대만대 등 30개 학교가 참가하는 등 한국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중국어권 대학들이 크게 늘었다.

서강대 경영학과 대학원에 다닌다는 김사영(32)씨는 "영어로 수업하는 대만쪽 대학원에 박사과정으로 들어가서 영어와 중국어를 다 배우고 싶다"며 "우리나라가 대만과 단교한 이후 대만에 유학한 한국인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두 박람회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전람㈜의 홈페이지(www.yuhak2min.com)를 찾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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