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집에 불을 질러 미처 피하지 못한 어머니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오후 8시 57분께 서울 성북구 보문동 4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2층에 사는 주모(37)씨가 불을 질러 주씨의 어머니 김모(70)씨가 연기에 질식해 그 자리에서 숨지고 주씨와 주씨의 형(43), 직장동료 송모(40)씨가 화상을 입고 인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옆 건물에 사는 신고자 정모(39)씨는 "귀가 중 주씨의 집에서 '그러지 마'라는 고성과 함께 싸우는 소리와 물건이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불이 타올랐다"며 "불이 나자마자 세 사람이 불이 붙은 채 건물밖으로 급히 탈출했다"고 말했다.

주씨의 형과 송씨는 다리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지만 불을 지른 주씨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화재현장에서 휘발유 통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주씨가 가족과 말다툼을 하다 불을 지르는 바람에 김씨가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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