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기자

예천군의회와 집행부 간의 불협화음이 시간이 지날수록 도를 더해가며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예천군은 지난 3일 제 126회 예천군의회 임시회에 지난 5월 임시회에서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던 양잠유통공사 설립을 위한 조례안을 의회에 다시 제출하고 기획감사실장을 포함한 직원들이 의장과 의원들을 상대로 공기업 설립취지를 설명하며 조례안의 가결을 당부했다.

그러나 오후에 속개된 임시회 본회의에서 의원들은 오전 간담회 시간에 의원들 간에 합의를 했다며 질의나 반대 토론없이 곧바로 무기명 비밀투표에 들어가 9명의 의원 가운데 반대 5, 찬성 4표로 공기업 설립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조례안 부결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던 예천군청 윤호인 기획감사실장이 이튿날 지역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의회가 군민들의 먹고 사는 일에는 관심없이 자신들의 이기주의로 군의 중요 사업을 부결 시켰다"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짐작되는 의원들의 이니셜까지 거론하며 의회를 비난하는 글을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러자 의회에서는 윤실장이 개인 이니셜까지 거론하며 의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의회와 집행부간의 갈등이 자칫 심각한 군정 업무 마비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의회에서도 공기업 설립이 군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초래하고 준비과정의 부실과 사업 실패 시의 책임 소재까지 거론하며 군수와 집행부가 심혈을 기울여 두번씩이나 제출한 안건을 부결시켜 가면서 까지 집행부의 반발 부담을 감수하려 했던 의도가 군의 장래를 걱정하는 대의적인 진심에서 이뤄진 것이라 믿고 싶다.

하지만 의회와 집행부의 갈등에 군민들은 걱정이 앞선다.

지금이라도 양 기관은 감정 싸움을 멈추고 함께 밤을 세워서라도 군민들의 복지를 위한 길이 무엇 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장병철기자 jjang@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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