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철민기자

"이젠 제발 선거를 그만했으면 합니다".

최근 영천시장 재선거에 참여한 한 영천시민의 말이다.

영천시는 2004년 국회의원선거를 시작으로 2005년 국회의원 재선거와 자치단체장 보궐선거, 2006년 전국지방동시선거, 2007년 자치단체장 재선거를 실시했다,

잦은 선거로 영천시에는 선거와 관련 명예롭지 못한 각종 기록이 많다.

선거로 당선된 자치단체장 3명 모두 중도 탈락, 임기 1년짜리 자치단체장, 보궐선거와 재선거를 실시할 때마다 영천시가 단골로 참여했다.

이렇다 보니 이제 영천시민들도 선거에 실증이 난 분위기다.

선거때 마다 출마 후보자들은 선거기간 동안 지역을 문중과 지연, 학연으로 갈라놓고 있다. 또 선거가 끝나면 남은 시민들끼리 갈라진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선거를 실시하는 등 선거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 때문에 경북의 삼천(영천, 김천, 예천)중 영천이 제일 낙오되고 지방화 이후 발전은 고사하고 오히려 침체일로를 걷고 있었다.

지난 19일 영천시장 재선거는 정당의 공천도 없이 6명의 무소속 후보들이 마지막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 어느 선거보다 많은 문제가 양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김영석 신임 시장은 2위와 불과 172표차로 당선돼 그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일주일이 자나도록 영천시 분위기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예전 같으면 모 후보편에는 어느 문중이 줄섰고, 공무원 누구 누구가 운동했으며, 누구 때문에 선거에 졌다는 등 편가르기 목소리가 터져나올텐데 선거에 관련한 사람들뿐 아니라 시민들도 이번 선거에 관해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소모적인 선거 후유증 보다 지역의 발전을 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모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젠 영천시민들도 영천이 발전하려면 마음이 뭉쳐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김 시장도 취임 후 첫 간부회의에서 "이젠 선거에 관한 일은 모두 잊고 시민의 화합과 영천의 발전을 위해 공무원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하자고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이 같은 신임시장의 마음과 시민의 마음이 일치하고 있다. 때 맞춰 영천시에는 개발촉진지구지정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대규모 개발프로젝트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 시장의 취임 초심과 시민들의 마음이 합쳐지고, 여기에다 개발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면 영천의 발전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임 김시장은 영천시민의 마음을 읽고 시민들이 화합하는 분위기 조성에 시정의 최 우선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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