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얼음열차 등 무료…가족단위 알뜰여행 '만끽'
문경 슬로프 길이 120m·폭 25m 사계절썰매 '짜릿'
청송 영남일대 최대 인공빙벽…주말 1천여명 '북적'

영양군 영양읍 현리 반변천에 마련된 자연빙상장에서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렸을 때 누구나 얼음이 언 개울이나 논바닥에서 썰매를 탄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때는 장비도 변변치 않아서 직접 썰매를 만드는 게 겨울철 솜씨 좋은 악동들의 중요한 일과였다. 굵은 철사를 불에 달구어 구부려서 날로 만들고, 주로 사과궤짝을 잘라 못을 박아 튼튼한 발판을 마련한 뒤 둥근 나무 막대기에 대가리를 잘라낸 못을 박아 넣으면 멋진 놀이장비가 뚝딱 만들어졌다.

가끔 부유한 집 아이들은 스케이트를 신고 폼을 재기도 했지만 앉아서 지치는 썰매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다. 언덕 빼기에 눈이 쌓이면 짚으로 비닐로 된 비료포대를 둘러메고 신나게 눈썰매를 타는 게 겨울방학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청송 얼음골

비료포대 대신 대나무를 잘라 제법 스키흉내도 냈다. 예나 지금이나 눈과 얼음은 모험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훌륭한 모티브다.

지역의 썰매장과 빙벽을 찾아 옛 추억을 떠올리며 건강한 겨울을 즐겨보자.

영양 자연빙상장

영양 일월산에서 발원해 청송을 거쳐 안동 남서쪽을 가르며 흐르는 반변천.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영양군 현리 반변천에 자연빙상장이 개장돼 방학을 맞아 가족단위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22일 문을 연 이 빙상장은 스케이트, 얼음썰매, 얼음열차, 얼음축구장, 팽이치기 등 다양한 놀이시설과 화장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별도의 대여료는 받지 않는다. 스케이트, 썰매 등 장비도 공짜로 빌려준다.

가족들과 함께 겨울을 즐길 수 있는 알뜰 코스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곳은 자연 하천이 얼어서 조성됐다.

빙질은 좋지 않지만 겨울철 놀이터로서는 안성맞춤이다. 유난히 춥고 길기로 유명한 영양의 겨울. 경북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의 지리적 요인과 산간분지의 지형적 요인이 결합했기 때문에 겨울다운 겨울을 맛볼 수 있다.

동장군이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이 두꺼운 얼음 위에 모여든다. 미끌미끌 우스꽝스러운 동작 때문에 얼음판에는 웃음꽃이 핀다. 이 곳은 영양군의 지원을 받아 영양군빙상경기연맹이 운영하고 있다. 2월 중순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오전 11시부터 매 시간단위로 얼음열차가 운행되고 사무실에서 사용허가를 받은 후 안전모와 얼음축구 스팩을 받아 얼음축구를 즐길 수 있다.

휴게실내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단체는 컨테이너도 무료로 대여해 준다. 취사도 가능하다.

빙상장에는 야외 나무 난로가 2개 비치돼 몸을 녹일 수 있다. 준비된 장작을 사용해 난로 위에 삼겹살과 밤, 고구마 등을 구워먹는 재미도 있다.

포항 쪽에서는 영덕에서 영해면까지 4차선국도를 이용해 진입하면 수월하게 찾아 갈 수 있다.

문경사계절눈썰매장

문경시가 문경새재도립공원 내 상초리에 지난 2005년 3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개장한 사계절썰매장은 슬로프 길이가 120m에 폭 25m 규모의 인조잔디로 조성돼 여름에는 물썰매장, 봄·가을에는 잔디썰매장, 겨울에는 눈썰매장으로 운영된다.

눈이 내리지 않을 때는 제설기로 인공눈을 살포, 항상 50㎝이상의 쾌적하고 최상의 상태에서 눈썰매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썰매장 주변 담장에는 1m 높이의 공기안전튜브를 설치해 이용객들의 안전에도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이 썰매장은 오전 10시에 개장해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이용료는 어른 8천원, 청소년은 5천원이다.

썰매는 눈이나 얼음판 위에서 저절로 미끄러져 가며 타게 만든 놀이기구로서, 설마(雪馬)·설매 등으로 부르는데 말이나 매처럼 빠르다는 뜻이다. 원래 썰매는 산간지방에서 겨울철 수렵과 물건 운반 수단이었지만 요즘은 겨울철의 대표적 놀이가 됐다.

썰매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기본수칙을 지켜야한다.

복장은 방수가 되는 바지와 장갑은, 귀마개는 필수다. 여벌의 양말도 필요하다. 아래로 내려올 때 바람이 차므로 마스크나 목도리, 모자 등도 준비해야 한다. 눈썰매장 곳곳에 따뜻한 난로들이 있어 몸을 덥힐 수 있지만, 철저한 준비를 해야 추위에 떨지 않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경사 구간에서 위험성을 인지해야 하고 제동장치가 없으므로 충돌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반드시 한사람만 타되 상황에 따라서 보호자와 함께 이용한다. 음주 또는 약물복용 시에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하고 드러눕거나 엎드려서 타면 위험하니 올바른 자세로 타야한다.

눈썰매는 슬로프가 경사지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고 운동신경이 덜 발달한 어린이들이 주로 타기 때문에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썰매를 타기위해 올라갈 때는 질서 정연하게 썰매를 한손으로 들고 올라가며, 안전요원의 통제에 따라야 한다.

청송 얼음골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인근에 자리한 얼음골 빙벽장은 전국에 널리 알려진 명소다.

지난 99년 군비 1억3천만원으로 설치한 인공폭포는 겨울이면 높이 62m의 폭포가 얼어붙으면서 폭 20m에 이르는 거대한 빙폭을 형성, 영남일대 최대의 빙벽훈련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얼음골 인공 폭포는 겨울 내내 얼음이 얼어 풍광이 뛰어 나며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전국 산악인들의 빙벽 훈련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이곳은 전국에 유명하다는 월악산, 설악산 구곡폭포보다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 인기가 높다. 전문 산악인들의 훈련장일 뿐 아니라 겨울철 주말이면 하루 1천여명이 찾는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전문 클라이머들이 빙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도 짜릿함을 안겨주는 장관이다. 아름다운 숲과 단풍으로 우리를 즐겁게 만드는 주왕산은 겨울에도 얼음으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넉넉한 품을 자랑한다.

이곳에는 26일 부터 2일간 '제5회 청송 주왕산 전국빙벽등반대회'를 열린다. 청송군이 주최하고 경북산악연맹이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2008년도 국가대표 선발을 위한 제3차 코리안 시리즈를 겸하고 있어 전국의 클라이머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등산장비를 이용해 빙벽을 올라가는 빙벽등반은 겨울 레저 스포츠로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빙벽등반은 암벽등반과 원리는 비슷하지만 바위와 얼음이라는 차이 때문에 더 많은 주의와 기술이 요구된다. 특히 슬라이딩이나 추락 연습 등 기초훈련을 튼튼히 하고 바른 등반 자세를 익혀야 한다. 또 장비의 이용과 등반 기술에 능하고 빙벽의 질과 경사 정도를 잘 파악해야 한다.

타고난 재능으로 처음부터 암벽등반을 잘 하는 이는 있으나 빙벽등반을 처음부터 잘 하는 클라이머는 별로 없다. 빙벽등반은 반드시 도구를 통해 빙벽과 접촉하며 오르기 때문이다.

빙벽등반을 하기 위해서는 피켈, 빙벽화, 빙벽용 아이젠, 헬멧, 장갑, 안전띠, 밧줄, 하켄 등이 필요하다. 복장은 활동하기 좋고 보온이 잘되는 모직이나 스테이플파이버로 된 옷 위에 방수와 통기성이 좋은 파카와 바지를 입어야 한다.

반드시 얼음이 완전히 언 뒤에 빙벽등반을 해야 하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빙벽에 몰리게 될 경우 날카로운 고드름이 떨어지는 낙빙 사고의 위험이 크고 앞 사람의 아이젠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으므로 질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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