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웅 경제부장

지난해 포항에서 치러진 포항불빛축제의 성공은 두말하지 않더라도 장기간 침체에 시달리던 지역경기에 단비를 내려주었다.

올해도 오는 6월에 그 두 번째 불빛축제가 준비되고 있다. 포스코와 포항시가 행사준비를 위해 오래전부터 협의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덧붙여 이 행사가 진정한 포항의 축제임을 알리기 위해 포스코가 전담하는 불꽃스폰서에 다른 기업체들도 십시일반으로 동참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중국과 캐나다 등 세계적인 불빛축제를 가보면 그 어디에서도 특정기업이 외톨이후원을 하지 않는다. 수십만관중은 진행자의 멘트를 통해 이번 불꽃은 누가, 어느 기업이 쏘는 것이라는 알리면 우레와 같은 박수로 그 불꽃의 의미를 알고 함께 즐긴다.

지난해 6월12일 열린 제1회 포항불빛축제에서 포항북부해수욕장 상공을 아름다운 화합의 파노라마로 연출한 폭죽들.

포스코가 내기로 작정한 금액중 일부는 시민축제의 다른 프로그램에 사용하더라도 일정부문은 지역 향토기업은 물론 동국제강과 INI스틸 상공회의소 각종 경제주체와 사회단체에서 나눠 함께 정성을 모은 불빛이 포항하늘에 쏘아 올려졌으면 한다.

다시말해 포항테크노파크 조성때처럼 “기업이 지역사회를 밝히는 불꽃의 역할”을 다해주길 빌어 본다. 테크노파크 건설에는 포스코가 200억원을 출연한 것이 도화선이 돼 대아 등 지역 향토기업은 물론 포스코출자사와 공단기업들이 줄줄이 출연해 포항이 과학도시로 발돋움하는 지름길을 내게했다.

3년전 기자는 중국 대련시에서 인상적인 기부문화를 봤다. 요녕성 대련시에는 ‘사포진 포항제철희망소학교’와 ‘성태진 포항제철희망소학교’등 포항이라는 낯익은 이름이 들어가는 2개의 소(초등)학교가 있다. 포스코가 학교 1곳을 지어주기로 했다가 2개교로 늘어난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포스코가 전액 부담해 새로 건물을 지으려니까 마을 청년회와 공산당조직에서 크게 반발했다. 외국기업이 학교를 새로 짓기 위해 돈을 전액 내는데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는 뭣하느냐는 것이다. 결국 포스코는 1개교를 짓는 금액으로 2개교를 지었고 모두 포항 명칭이 들어가는 ‘즐거운 기부문화’를 맛보았다.

일본 도쿄 스미다강 불꽃놀이대회는 1733년 시작돼 역사가 깊고 하룻밤에 50만명이 넘는 시민이 관람하며 TV생중계가 되는 등 유명한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특히 ‘함께 만든다’는 의미를 내걸고 모든 소요예산의 대다수를 시민들의 기부금과 지역기업의 찬조금으로 충당해 화합을 이룬다.

이렇듯 돈을 즐겁게 푸는 건강한 기부문화를 이번에는 공단의 다른 기업체들도 맛볼수 있었으면 한다. 그동안 포스코의 그늘효과를 보아왔던 공단 대기업들도 당장 올해 불빛축제부터 지역과 기업의 상생의 불빛을 함께 켜야 한다.

포항은 지금 세계적인 ‘빛의 도시’로 변신중이다.

이곳은 빛의 인프라가 풍부하고 다른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의미있는’ 빛들이 많다. 지난해 한반도에서 가장 걸작 불꽃으로 인정받은 ‘포항불빛 축제’와 더불어 또 하나의 거대한 빛 ‘방사광(放射光)’은 포항을 빛의 도시로 가속화 시킨다.

포항 바닷가 ‘월월이청청’의 달빛도 오는 4월19일에는 레이저 빛으로 진화해 포항과 독도가 빛의 원류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다. 지구촌을 빛으로 연결하는 ‘세계 빛의 축제’에서 한반도에 도달한 ‘아인슈타인의 빛’이 통과하는 경로에 포항과 독도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불꽃엔 그늘이 있다”는 말을 했다.

빛을 인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 빛이 만드는 그늘이며 그늘이 없으면 어떤 물체의 존재조차 인식할 수 없다는 뜻이지만 포항에서 힘을 보태 함께 쏘아올리는 불빛은 지역의 모든 그늘을 환히 밝혀 줄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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