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도예가 양승호 초대전, 22일까지 대구 예송갤러리

양승호작 다관 봄을 기다리며

유럽을 감동시킨 갯벌 도예가 양승호 도예초대전이 13~22일까지 대구 예송갤러리에서 열린다.

터짐기법의 세계적인 도예작가로 알려진 양승호씨는 스위스와 프랑스, 태안 갯마을을 오가며 유럽 전시회, 워크숍, 강연 등의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작업장에 통가마를 설치한 후 프랑스와 스위스 알프스 산자락에서 작업 중인 양씨는 2006년 이후 두 번째 대구 초대전을 가지면서 경이로운 도자세계를 보여준다.

유럽에서 더 유명한 그의 작품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울림이 있다. 살아있는 나무기둥의 표면같이 거칠게 터져 있는 피부, 질감, 도자기의 형태 모두가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온다. 흙속에 자유와 생명을 담은 그의 그릇은 거친듯하지만 질박하고 편안함이 있어 우리 도자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한다. 1981년 영국에서 도자기 표면을 자연스럽게 갈라지게 하는 독특한 표면처리기법을 개발, 영국 정부로부터 연구비도 지원받았다.

보통 도자기는 1천200도 정도에서 굽는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전통가마에 1주일간 불을 지펴 1천350도~1천400도를 넘나드는 고열에서 탄생된다. 가마 안에서 날리는 소나무재와 연기가 자연스럽게 유약으로 입혀지면서 현대적 미감을 지닌 독특한 작품이 탄생된다. 그가 평균보다 높은 온도를 고집하는 것은 한계를 넘어 서고자 하는 도전정신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스위스와 프랑스, 한국을 오가며 작업한 작품 중 분재를 심어 생명을 불어넣은 '봄을 기다리며' 의 트임다관, 작품도자기 '원초의 생명', 볼수록 미감이 아름다운 숙우, 터짐기법으로 만든 다완, 무유소성 다완, 트임화병, 찻잔, 차호, 접시 등 80여점을 출품한다.

세계적인 명품 도자기로 알려져 있는 그의 작품들은 라보르느의 상설 전시관과 영국 글라인비비언 시립박물관, 독일 프레헨도자기박물관, 독일의 란데스박물관, 프랑스 로안의 데셀트박물관, 스위스 베른의 공예품수집관 등 10여개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단국대 도예과를 졸업, 1981년 영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정원사로서의 도예가'란 제목으로 연 유럽 첫 전시회에서 유럽 사람들을 감동시키면서 그곳 언론으로부터 '흙을 키우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영국 정부로 부터 연구기금을 받기도 했다.

유럽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트임기법을 세계 처음 개발했고 그 위에 분재를 심어 흙이라는 재료에 생명을 불어 넣은 점이다.

영국을 거쳐 84년 프랑스에서 활동, 85년 스위스로 가서 유럽을 상대로 더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게 된다. 지난 2000년부터 고향 태안에 머물면서 1년 중 겨울은 한국에서, 봄에는 스위스로 건너가 3개월, 다시 프랑스에서 3개월을 보내며 워크숍, 강의, 전시회 등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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