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에서 당선된 경북 김천 선거구의 한나라당 이철우 당선자와 상주 선거구의 무소속 성윤환 당선자의 공통점은 예상 외의 당선이란 것이다.

10일 지역 정치계에 따르면 이 당선자는 대구 달서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된 뒤 지난달 16일에서야 고향인 김천에 전략공천이 확정돼 비록 경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냈지만 지역에서 인지도가 낮았다.

반면 그의 경쟁 상대였던 무소속 박팔용 후보는 3선 민선시장을 지냈고 당초 한나라당 공천을 노렸으나 입당이 거부되자 지난 2월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빠르게 움직였다.

이를 반영하듯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줄곧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이 후보보다 훨씬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KBS와 MBC가 코리아리서치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김천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에서 박 후보가 53%의 지지율로 이 후보의 지지율 25.4%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을 정도다.

여기에 친박 무소속 연대에 들어가면서 박근혜 바람까지 등에 업은 박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박 후보는 친박 무소속 연대로 구미을 선거구에 출마한 김태환 당선자를 돕기 위해 지난 2일 구미에서 지원유세를 벌일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조직을 정비한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 굴하지 않고 막판까지 면단위 지역을 훑으며 뒤집기를 준비했다.

특히 강한 리더십으로 3선을 거치면서 만만찮은 반대세력이 형성돼 있는 박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며 바닥 민심을 끌어모아 마침내 금배지를 달게 됐다.

상주 선거구의 무소속 성 당선자도 9일 저녁 늦게까지 당선 소감문조차 준비하지 않았을 정도로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

한나라당 손승태 후보와 맞붙은 성 당선자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성 당선자가 부장검사 출신으로 오래 전부터 입지를 다져오기는 했지만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는 상주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상주지역은 처음부터 한나라당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돼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대상에서도 거의 제외돼 있을 정도였고 일부 언론사만 여론조사를 벌였을 뿐이었다.

안동MBC가 지난달 24일과 이달 2일 전화 여론조사를 했을 때도 한나라당 손 후보는 성 당선자보다 오차범위를 넘어서 10% 안팎의 포인트 차이로 지지율이 앞서 있었다.

그러나 어린시절 출향해 학맥이 없는 손 후보와 달리 중학교까지 상주에서 나온 성 당선자는 인물론을 내세워 지역 토박이들에게 접근해 고정표를 확보하는 등 투표율이 낮을 때 유리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이달초 '친박 무소속 연대'에 합류한 성 당선자는 상주지역에서 박근혜 바람을 일으킨 끝에 역전에 성공해 이번 총선에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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