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석 과장(선린병원 소아청소년과)

일반적으로 두통이라고 하면, 어른들만의 질환 또는 증상이지 무슨 아이들이 두통을 가지고 있겠어?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뇌에 어떤 병변이 생겨서 발생하는 두통이 아니더라도 보통 두통은 학동기 초기 때부터 벌써 나타나기 시작한다.

물론 아이들에게 두통이 발생하고 특히 그 강도가 세다면, 부모로서 누구나 우리 아이에게 단순한 두통이 아닌 심각한 뇌종양 같은 병이 생긴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된다. 그러면 어떤 경우 그런 심각한 뇌병변을 의심해야 하는 지 살펴보자.

먼저 뚜렷하게 아파하는 두통이 만 5세 이전에 발생했을 경우는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두통의 강도가 두 세달 사이에 상당히 심해졌을 경우와 동반되는 구토가 있으면서 이 역시 갈수록 그 강도가 심해질 경우, 또 두통과 구토가 특히 아침에 유난히 심할 경우, 아침에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려고 배에 힘을 주는데 두통이 갑자기 심하고 구토가 유발되는 경우, 자다가 두통이 심해서 일어나서 우는 경우, 이런 경우는 뇌병변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러나 소아의 두통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실은 전체 두통을 호소하는 소아 중 뇌병변이 있는 경우는 100명중 1명도 안 된다. 대부분의 소아들은 두통에 대해서 타고난 기질을 가진 아이들이 많고 그 중의 상당수에서 부모님 중에 두통을 자주 호소하시는 분이 있는 가족력을 갖고 있다.

소아에서도 편두통이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편두통이라고 하면 머리 한 쪽이 아픈 것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아이들은 머리 전체가 아픈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아이가 편두통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요즘 편두통 예방약으로 여러 종류의 약이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그저 두통약만 약국에서 사 먹이지 마시고 꼭 전문의에 상담하고, 필요시 예방약을 복용할 지에 대해 의논해 보시는 것이 필요하다. 예방약은 보통 3~6개월정도 복용하게 되는데 이렇게 복용하면 소아에서는 효과가 좋아서 몇 년간 편두통으로부터 자유로운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만성 두통이 꼭 편두통만 있는 것은 아닌데 그 중 많은 부분을 긴장성 두통이 차지하고 있고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편두통이 주기적으로 아픈 것에 비해 긴장성 두통은 거의 매일 지속적으로 아프고 특히 일과가 마치는 오후가 되면 더 많이 아프다.

불만이나 우울증에 의해 아이들이 두통을 호소할 때 이런 아이들에게 그저 두통약만 준다든지 두통 예방약만 주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심리 테스트를 하고 상담을 병행하고 다른 불만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모야모야병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뇌혈관이 특별한 원인 없이 지속적으로 좁아지는 드문병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10만명당 몇 명 정도 발생하기 때문에 포항 50만 인구에 일년에 10여명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긴 하다. 이 질병은 조기 발견이 중요한데, 조기 증상은 과호흡을 하면 손발에 힘이 빠지거나 두통이 갑자기 심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아이들이 음식을 먹다가 갑자기 손에 힘이 빠지면서 젓가락을 떨어뜨리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엄마한테 혼나고 심하게 울고 나서 손이나 다리가 안 움직인다고 호소하는 증상으로 나타날 때 두통이 사라졌다고 간과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뇌자기공명영상과 뇌혈관촬영을 같이 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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