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당 의사 수 0.52명 불과…의과대학·대학병원 유치 시급

경북도 내 병원과 보건소 등 의료인력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지역 간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북지역 거점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유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보건복지부가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등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맡겨 연구한 ‘공중보건장학의 제도보완 방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경북지역 인구 1000명 당 권역별 병원급 종사 의사 수는 0.52명으로 세종시(0.02명) 다음으로 가장 낮았다.

가장 많은 서울(1.69명)과 비교해보면 3.25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또, 충남(0.59명), 충북(0.69명), 울산(0.71명), 전남(0.74명), 경남(0.78명), 제주(0.8명) 등 비수도권을 비롯해 경기(0.73명), 인천(0.78명) 등 수도권 또한 서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구의 경우 1.24명으로 서울(1.69명)과 광주(1.36명)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의료인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보건소·보건지소를 포함한 인구 1000명 당 의원급 의사 수에서도 경북은 0.64명을 기록하며 경남과 세종(각각 0.63명)과 함께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간호 인력의 지역별 편차는 의사보다 극심했다.

상위 10개 시군구의 인구 10만명 당 간호사 수는 1456명이지만 하위 10개 시군구의 간호사 수는 57명으로 25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이렇듯 지역별 의료인력 편차가 큰 가운데 일선 보건소 등에 배치되는 공중보건의 수는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보건의료기관과 공중보건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중보건의사 수는 2010년 5179명에서 2012년 4046명, 2014년 3793명, 2016년 3488명 등 6년 만에 1691명(32.7%)이나 감소했다.

의료인력이 감소할수록 경북 내 의료취약지역은 확대되고 있었다.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와 진료시설인 분만실, 응급실 등 총 5개 항목으로 나눠 접근성과 의료 이용 기준 취약 여부를 분석한 결과, 경북 23개 시군 중 영천과 영주를 비롯해 상주, 문경 등 16곳이 최소 1개 항목 이상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덕은 5개 항목 모두 취약했고 영양, 봉화, 울릉, 청송은 4개 항목에 대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지역 간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거점 의과대학을 설립해 지역 의료자원 수급 활성화를 강조했다.

한동선 포항세명기독병원장은 “경북의 의사 수는 전국 최저 수준이며 점점 더 악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라며 “의료 인력이 모두 수도권으로만 몰려가는 이 현실은 우리 지역 의료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인의 확보 및 의료수준 향상을 위해선 지역 내에서의 충분한 의료인의 공급, 체계적인 의료인의 훈련, 그리고 잘 훈련된 의료인들을 지역 내에 정주시키기 위한 정책적인 배려 등이 필요하다. 지방 소멸시대 이전에 먼저 도래할 지방 의료소멸 시대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 지역의 의과대학 신설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연구를 맡은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각 과 전문의로서뿐만 아니라 지역의료를 책임질 수 있는 지역의료 전문가 인력이 필요하다”며 “모집부터 선발, 특화된 교육과 배치, 이후 경로 지정까지 별도의 선발 및 양성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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