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항 공동성명 채택…양국 경제협력 강화 논의
두 정상은 4차 산업혁명 등 4대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양국 간 FTA(자유무역협정) 개선 협상에도 관심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과 피녜라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3개 항의‘한·칠레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의사를 환영했다. 양 정상은 한국과 태평양동맹이 조속히 가입 협상을 개시하도록 협조키로 했다.
태평양동맹은 멕시코와 콜롬비아·페루·칠레가 2012년에 결성한 지역경제 동맹으로, 중남미 총 GDP(국내총생산)의 38%, 무역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칠레는 태평양동맹 차기 의장국이다.
두 정상은 전자정부, 4차 산업혁명, 사이버안보, 기후변화대응의 4대 분야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면서, 구체적 협력 사업의 조기 발굴을 독려하기로 했다.
또 2004년 발효된 양국 간 FTA가 양국 무역성장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FTA 개선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양국 간 무역·투자 통합을 심화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 양 정상은 회담에서 FTA 체결 시점인 2003년부터 작년 사이에 양국 교역량이 15억7000만 달러에서 62억8000만 달러로 15년 간 무려 네 배가량 증가하는 등 한·칠레 FTA가 양국의 무역과 투자 확대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는 데 공감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인프라 사업, 정보통신기술, 국방, 치안, 남극, 공공보건 분야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에 대한 다자협의 중요성에 동의했고, 문 대통령은 칠레가 올해 12월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환영했다.
특히 두 정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경제 통합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피녜라 대통령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서의 한국의 역할·기여에 사의를 표하면서 올해 11월 16∼17일 산티아고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을 초청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달성을 위한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노력을 평가했다. 두 정상은 이 지역의 평화 정착, 사회·경제 개발, 안보, 복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대화가 핵심 요소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베네수엘라 사태와 이 문제가 중남미 지역 안정에 미치는 여파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중남미의 민주주의·통합을 증진하기 위한 피녜라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을 평가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두고도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에 이어 두 정상은 1건의 협정, 3건의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임석했다.
국방부와 칠레 외교부는 양국 국방부 간 국방협력 범위를 정하고 제반 행정 사항 협의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국방협력협정’을, 행정안전부와 칠레 대통령실은 전자정부 관련 정보 공유 및 인적 교류 증진 등을 골자로 한 ‘전자정부 협력 MOU’를 각각 체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칠레 교통통신부와 개정된 ‘ICT 협력 MOU’를 체결해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칠레 교통통신부는 국토교통부와 ‘교통협력 MOU’도 체결해 양국 간 교통물류 분야 전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한편, 피녜라 대통령은 1박 2일 일정으로 전날 방한했으며, 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국빈방한을 환영하는 공식 환영식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