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그래
아이는 존재만으로 예쁘대

그런데 나는 거울을 보면
한없이 작아지거든
거울 속 나를 노려보다가
점이 될 때까지

나는 없고 거울 속 내가 웃고 있을 때까지
둘이 하나가 될 때까지

그래, 그럼 되겠지

집에 있는 거울을 모두 깨버리기로 했어
깨진 거울 밖으로

뚜벅뚜벅
수많은 내가 걸어 나오기 시작했어




<감상> 어른들이 겉으로 하는 말로는 “아이는 존재만으로 예쁘대”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는 자라면서 거울 속의 나를 보면 한없이 작아지고, 거울 속의 나가 웃고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른들이 거울이라는 틀 안에 가둘수록 아이는 점차 점이 되고 만다. 있는 그대로 봐 준다면 거울 속이나 밖이나 아이는 활짝 웃고 있을 것이다. 결국 자신 모습이 비춰진 거울 깨뜨렸을 때, 수많은 가능성을 지닌 내가 거울 속에서 걸어 나온다. 그러면 서로 정겹게 웃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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