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준 경북에만 8262가구…지진 등 악재에 구매심리 저하
주요도시 아파트 가격도 급락…LH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 추진
악순환 가중 우려 목소리 고조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
주택 경기 침체로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미분양 주택은 지난 2015년 12월 3802가구, 2016년 12월 6716가구, 2017년 12월 7630가구로 늘다가 올해 3월 8262가구로 증가했다.

시군별로 경주가 2005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포항 1392가구, 김천 1236가구, 구미 869가구, 영천 871가구, 경산 624가구 등의 순이었으며, 도청신도시가 있는 예천과 안동도 각각 458가구, 484가구를 기록했다.

칠곡 98가구, 상주 94가구, 청도 81가구, 성주 50가구가 뒤를 이었다.

악성물량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급증했다.

도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 2014년 2월 392가구, 2015년 2월 249가구, 2016년 2월 234가구, 2017년 2월 413가구로 500가구를 밑돌다가 지난 3월 3363가구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시군별로 김천이 917가구로 가장 많고 경주 639가구, 포항 566가구, 예천 458가구, 구미 403가구, 영천 177가구, 청도 81가구, 성주 50가구, 칠곡 34가구, 경산 21가구, 상주 19가구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포항 등 도내 주요 도시의 아파트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에 따르면 포항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 연평균 7.9%로 같은 기간에 수도권 상승률(0.5%)과 지방권 상승률(5.8%)을 크게 웃돌았으나 2016년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최근까지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1㎡당 매매가는 2012년 157만원에서 2015년 211만원으로 올랐으나 지난해 178만원으로 고점 대비 15.2%나 내려갔다. 아파트 매매 건수도 2011년 1만2606건으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단계적으로 감소한 뒤 2016년과 2017년에 약 5000건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3771건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 2017년 11월 지진이 나고 아파트 거래가 뚝 끊겼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내렸다. 북구 한 아파트는 전용면적 84㎡(34평형) 기준으로 지진 전에만 해도 2억원이던 가격이 현재 1억50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예천군 호명면 경북도청 신도시 일대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붙은 것도 있으나 저층인 전용면적 84㎡(34평형)를 기준으로 분양가인 2억4000여만원보다 700만∼8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입주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오랫동안 빈집으로 놔두기보다는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기 위해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다.

경북지역에서 이처럼 미분양 주택 급증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등 지역 주력산업 침체로 주택경기 침체가 침체한 데다 지진, 해일 등의 영향으로 포항과 경주지역의 주택구매심리 저하가 주원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로 인해 지방에서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도내 미분양이 8000가구를 웃도는 심각한 상황에서 LH 임대주택 5400여 가구 신규공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미분양 사태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는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 정책 건의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미분양주택 매입시 취득세 감면을 건의한 데 이어 국토부와 LH에 미분양주택 매입임대사업 지역확대와 지방미분양 해소대책 시행을 건의하기도 했다.

또 포항, 경주, 김천, 구미, 안동, 영천, 경산 등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정해 분양보증 심사기준 강화로 미분양 추가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여기다 업계 간담회와 협회 자율결의 등을 통해 분양가 인하, 주거환경 개선 및 시행사 간 분양 시기 조정 등 업계의 자구노력을 유도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지역 대부분 도시에서 미분양아파트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늘고 입주물량이 겹쳐 집값이 내려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경북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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