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등 관련자 11명 수사 의뢰…동창회 관계자 물품 구매도 강요

각종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대구지역 A고교의 성적조작 의혹 등이 추가로 발생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최근 A고교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운동부 학생 성적 조작과 프라이팬 구매 강요 의혹이 확인돼 관련자 11명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은 현 교장과 교감 2명, 행정실장, 교사 6명, 전 동창회장 등이다.

A고교는 지난 2016년 12월 당시 1학년 운동부 B군의 사회과 점수가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 돼 경기대회 출전이 어렵자 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감사 결과 당시 부장교사가 성적조작 지시를 한 녹취자료, 성적조작 지시를 받아 성적을 수정했다는 교사의 진술 등을 통해 B군의 수행평가 점수를 조작한 것이 드러났다.

최저학력 기준은 학생 선수 학습권 보장에 따라 고등학교 국어·영어·사회 3개 교과의 경우 해당 학년 교과별 평균성적의 30%로 설정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A고교는 전 동창회장으로부터 1000만 원을 받아 교감 등 14명에게 60만 원씩 나눠 줬다.

이후 전 동창회장이 판매하는 프라이팬을 10개씩 구매하도록 하고 이 중 1개는 구입 한 교사가 가지고 나머지 9개는 학교 창고에 반납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있으며 지난 2016·2018년 10월 멘토교사가 멘티교사에게 프라이팬 구매 관련 카카오톡을 보내는 등 구매를 강요한 것도 확인됐다.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A고교는 교직원에게 전 동창회장이 판매할 쓰레기통(1회), 프라이팬(2회)에 대해 총 3회에 걸쳐 제품명 공모에 교직원이 참여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 2016년 8월 교내 회의실에서 프라이팬 제품명 공모에 참여한 교직원에게 시상하는 등 학교가 프라이팬 판매에 적극 관여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여름방학 이전까지 부장교사들이 방학 기간에 이사장·교장·교감·행정실장 등에게 점심을 제공했고 교육실습생 지도교사에게 지급되는 지도비를 친목회비로 이체하도록 한 사실도 적발됐다.

다만 시 교육청은 학교장 등 학교관리자의 특정교사 따돌림, 사내 연애 교사 퇴사 강요와 부당한 차별 등은 관련자들의 진술이 다르거나 구체적인 증빙자료가 없어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수사 의뢰와 함께 학교관리자의 권한을 남용한 부당 행위(갑질) 등은 기관 통보와 주의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학교에 자체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도록 하는 등 갑질 예방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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