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 조사, 후회 유형 1위 스펙만 좋고 일 못하는 '빈수레형'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직무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곧바로 회사에서 내쫓기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은 29일 기업인사담당자 350명을 대상으로 한‘채용이 후회되는 직원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 무려 73.1%가 ‘채용을 후회한 사례가 있다’고 답했으며, 심지어 연간 채용한 신규직원 중 채용을 후회케 한 비율이 무려 2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담당자들이 꼽은 ‘채용이 가장 후회되는 유형’은 △스펙만 좋고 실무 못하는 ‘빈수레형’이 17.6%로 1위를 차지했으며, △업무 습득 느린 ‘답답이형’(17.2%)이 2위였다.

이어 △편한 일만 하려는 ‘월급루팡형’(15.2%) △동료들과 갈등 잦은 ‘트러블메이커형’(14.8%) △요령 피우고 딴짓하는 ‘베짱이형’(11.3%) △지각·결근 잦은 ‘근태불량형’(8.2%) 등이 꼽혔다.

특히 스펙만 좋고 실무 못하는 ‘빈수레형’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상위권에 들지 못했으나 올해 갑자기 1위로 뛰어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는 기업들이 스펙보다 실무 능력이 뛰어난 실전형 인재를 찾는 경향이 가속화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 왜 채용한 것이 후회되는 선택을 하게 됐을까?

이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57.8%(이하 복수응답)가 ‘채용이 급해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어‘지원자가 적어서(21.9%)’‘입사 후 태도가 변해서(16.4%)’‘스펙만 보고 평가해서(13.7%)’‘면접 프로세스가 체계적이지 못해서(6.6%)’‘CEO 등 윗선의 지시로 결정되어서(6.3%)’ 라는 답변이 뒤따랐다.

특히 기업들은 채용이 후회되는 직원 때문에 여러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부서의 업무 성과 저하’가 40.2%로 가장 높았으며, ‘타 직원들의 사기 저하(37.5%)’‘조직 분위기 저해(36.3%)’‘해당 직원의 퇴사로 채용 재 진행(33.2%)’ 등을 꼽았다.

사정이 이럼에도 기업들의 ‘채용 후 후회하는 직원 비율’이 무려 28.1%에 달해 채용시스템상의 문제가 적지 않음을 보여줬다.

그러면 ‘채용 후 후회하는 직원’으로 찍힌 사람들의 회사생활은 어떨까?

조사결과 이런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0.9개월로 1년을 채우지 못했으며, 35.9%는 입사 후 6개월 이전에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을 후회하는 직원이 가장 많은 직급은 ‘사원급’이 47.7%로 절반을 차지했으며, ‘대리급(19.9%)’‘과장급(13.7%)’‘주임급(7.4%)’‘부장급(5.9%)’등의 순을 보여 직급이 낮을 수록 후회의 비율이 높았다.

기업들은 이처럼 ‘채용 후 실무에서 실망스런 직원’들에 대해 그리 따뜻하지 않았다.

인사담당자들은 ‘채용을 후회하는 직원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취하느냐’는 질문에서 86.3%가 ‘조치를 취한다’고 답했다.

조치 항목으로는 ‘주의 및 경고’가 48.4%(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으며, ‘직속상사 면담(41.2%)’‘인사고과를 낮게 평가(23.5%)’‘주요 업무에서 배제(14.5%)’ 등이 있었다.

특히 34%는 ‘채용을 후회한 직원에게 권고사직이나 해고를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사담당자들은 ‘채용이 후회되는 직원’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계적인 면접 프로세스 확립(39.4%)’‘퇴사자 충원에 필요한 시간 확보(35.1%)’‘스펙 외 부분도 평가요소에 반영(31.4%)’‘철저한 평판조회 실시(22.9%)’‘면접관의 면접 스킬 강화(22.3%)’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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