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모래섬에서 부화에 성공한 쇠제비갈매기 가족
국내 최초로 인공 모래섬에서 서식을 시작한 멸종위기종 쇠제비갈매기가 첫 부화에 성공했다.

6일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안동호 안에 설치한 인공 모래섬에 안착한 70여 마리 쇠제비갈매기가 산란을 시작했고 지난 1일 이 가운데 일부가 부화했다.

안동시는 인공섬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로 23번 둥지 등 일부 둥지에서 새끼 13마리가 어미와 함께 있거나 둥지 주변을 노니는 모습, 먹이인 빙어를 삼키는 장면 등이 찍힌 것을 확인했다.

폐쇄회로 화면에는 어미가 자맥질한 뒤 물에 적신 몸으로 더위에 지친 새끼의 체온을 식혀주는 장면도 찍혔다. 시는 23번 둥지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새끼를 국내 첫 인공섬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인공이’라고 이름을 지었고, 둘째는 안동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안동이’로 이름 붙였다.

이달 들어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서는 60여 마리 쇠제비갈매기와 21개 둥지에 46개 알이 관찰됐다. 시는 1주일 안에 나머지 알이 대부분 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공 모래섬에서는 4월 중순부터 지난달 초까지 40여 개의 산란이 있었지만 밤낮 기온 차이, 호수 수위 증가 등으로 상당수가 부화하지 못한 것으로 조류학자들은 보고 있다.

안동시는 올해 수위가 불어 안동호 내 모래섬(일명 쇠제비섬)이 물속에 잠기자 2013년부터 6년 연속 찾아온 멸종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해 대체 서식지 역할을 할 인공 모래섬을 만들었다.

인공섬에는 쇠제비갈매기가 수리부엉이 등 천적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와 새끼들이 수면을 오르내릴 수 있는 경사면도 마련됐다. 또 쇠제비갈매기가 인공 모래섬에 과잉 반응할 것을 우려해 쇠제비갈매기와 똑같이 생긴 모형 12개도 설치했다.

실제 쇠제비갈매기 소리를 내는 음향장치를 주기적으로 틀어 낯선 환경을 경계하는 것도 방지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부화는 성공했으나 새끼들이 날 무렵인 생후 18일 전까지 최대 고비”라며 “천적인 수리부엉이로부터 새끼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해 조류학자와 함께 고민하고, 쇠제비갈매기가 돌아가는 7월 말까지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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