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잡한 부산과 다르고, 천년고도 경주의 조용함과도 다르다

호랑이기운 듬뿍 파도소리 여행

‘포항!’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뻘건 쇳물의 부글거리는 용광로의 제철공장, 겨울이면 온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과메기 정도만 떠올린다. 빌딩 숲과 수많은 차량들로 번잡한 부산과 다르고, 천년 고도 경주의 조용함과도 다르다.

너무 빠르지 않게, 하지만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도시. 오랜 전통의 고즈넉함과 첨단의 기술, 바다와 산 등 천혜 절경의 자연과 풍성한 먹거리가 있는 도시, 포항.

포항시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시원한 바다와 흥겨운 즐길거리를 찾아올 관광객 맞이에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여행객들로 들끓는 복잡한 관광지도 아니고, 단순 선입견으로 생긴 시커먼 철강산업도시도 아니다. 알고 보면 부드러운 도시, 숨은 낭만의 도시 포항으로 떠나봤다.
 

1일 포항기 남구 형산강 체육공원 일원에서 열린‘2019 포항국제불빛축제’에서 한화팀이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대한민국 최고의 불꽃쇼, 포항국제불빛축제 개최

지난 2004년도에 처음 시작을 한 ‘포항국제불빛축제’는 매년 7월 말에서 8월초 사이에 열려 뜨거운 여름 열기를 식혀주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름축제로 자리매김해왔으나, 올해부터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매년 5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3일간 개최하기로 시기를 변경해 지난 5월 31일부터 앞당겨 개최했다.

특히 올해는 포항시가 시 승격 70년을 맞아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을 주인공으로 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메인무대 앞에 3000석의 시민을 위한 좌석 구역인 ‘시민중심존’을 운영했고, 축제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축제가 됐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3일간 형산강체육공원 일원에서 열린 ‘2019 포항국제불빛축제’는 시 승격 70년에 맞춰 국내 최대 너비(1㎞)의 불꽃쇼를 비롯해 유투버 고퇴경과 함께하는 랜덤플레이 댄스, 대형오브제가 투입되는 불빛퍼레이드, 이승환 등 8개 팀의 밴드가 6시간 연속 공연을 펼치는 ‘렛츠씽 퐝퐝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역사에 한 발자국 여행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새로운 관광명소로 급부상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은 귀비고(貴妃庫) 전시관을 비롯한 신라마을, 일월대, 연오랑뜰, 일본뜰, 쌍거북바위 등 다양한 볼거리와 탁 트인 동해, 포스코 야경, 포항 시내를 한눈에 관망할 수 있는 곳으로, 주말이면 하루 평균 4000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의 귀중한 역사자원을 전국에 알리고, 귀비고 전시관의 콘텐츠 및 체험시설 보완과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내에 다양한 볼거리 및 즐길거리를 추가해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귀비고(貴妃庫)는 ‘세오녀가 짠 비단을 보관했던 창고’의 이름으로 삼국유사에 수록된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관광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포항의 대표적인 역사자원인 연오랑세오녀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포항의 발전사와 연계한 전시실, 영상관, 라운지, 야외테라스 등을 갖춘 복합적인 시설로 만들어진 귀비고는 △지하 1층에는 로비, 제1·2전시실 △지상 1층에는 일월영상관과 휴식공간인 일월라운지 △지상 2층에는 카페와 야외테라스가 자리해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체험할 수 있는 관람객 중심의 전시관이다.

관람료는 무료로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매주 월요일은 제외하고 연중 개관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12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8회)

△걷다 보면 바람이 되고, 파도가 되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최근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인기는 역사와 전설의 이야기를 담은 호미반도의 해안둘레길이 단연 첫손에 꼽힌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한반도의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동해면과 호미곶면, 구룡포읍과 장기면 두원리까지 이어지는 트레킹로드이다.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기암절벽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무념(無念)으로 한나절 걸을 수 있는 힐링로드(Healing Road)인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여러 가지 사물을 닮은 바위들이 신비감을 더한다.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기암절벽들 사이로는 집단으로 자생하는 해국(海菊) 군락지가 자리하고 있고, 해 질 녘 기암절벽 사이로 넘어가는 석양과 포스코의 야경도 한눈에 볼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거쳐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호미반도 지역의 해안 비경과 석양, 역사와 전설이 깃든 선바위와 힌디기(사투리로 하얀색 언덕), 하선대를 비롯해 장군바위와 모감주나무군락지, 구룡소, 독수리바위 등이 호미곶해맞이광장까지 이어진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의 특성은 파도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도록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점과 자연경관을 훼손치 않고 해안의 지형지물인 몽돌과 백사장, 자연석, 어항 등을 십분 활용했다는 점이다. 인공구조물인 데크로드는 절벽 등 단절된 구간에만 제한적으로 설치했다.

또한 관광객들이 선택해서 걸을 수 있도록 청림동에서 호미곶해맞이광장까지 25km 구간을 4개 코스로 나눠 코스별로 특색을 살린 이름과 함께 안내체계를 정비해서 처음 찾는 관광객도 쉽게 찾아 걸을 수 있도록 조성했다.
 

△동해안 최대의 전통어시장 죽도시장

도심을 가로지르는 물길이자 뱃길인 포항운하가 끝날 즈음에는 동해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 어시장인 죽도시장이 관광객의 발길을 잡는다. 동빈내항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며 넓게 펼쳐진 죽도시장이지만 위판장을 가득 메운 좌판과 해산물을 사러 온 포항시민과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친다.

현재 점포 수는 1300여 개. 취급품목은 수산물과 건어물, 활어회를 비롯해 의류, 가구, 채소, 과일, 일용잡화까지 골목을 옮겨 다니다 보면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곳이 바로 죽도시장이다. 특히 죽도시장은 굳이 산지에 가지 않더라도 동해안에서 잡아들인 다양한 해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200여 곳이 넘는 횟집이 들어서 있는 횟집골목은 단연 죽도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흥해 북송리 북천수 소나무 숲
포항 구룡포과메기문화관 전경

이 밖에도 제대로 된 포항물회의 맛을 볼 수 있는 설머리물회마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문화거리 꿈틀로, 송도 송림테마거리 등 보고 먹고 즐길거리뿐만 아니라 천혜의 자연 속에 즐기는 진정한 휴식까지…. KTX와 고속도로, 비행기까지 사통팔달(四通八達)의 교통 인프라 덕분에 포항을 더욱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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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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