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연말 제정한 이후 시민들로부터 끊임없이 교체 요구를 받아 온 대구시의 브랜드 슬로건 ‘컬러풀대구(Colorful DAEGU)’를 두고 이번에는 졸속에 혈세 낭비가 우려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대구시가 시민들의 교체 요구를 들어 디자인을 바꾸고 의미를 새로 부여하는 등 개념 재정립작업을 한다며 새로 바꾼 브랜드 로고가 변경 전이나 변경 후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서 시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대구시가 바꾸기로 한 브랜드 로고가 기본적인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고 핵심 컬러만 바꿔 얼핏 보면 로고 자체가 바뀌었는지 조차 모를 지경이다.

‘Colorful’의 두 번 째 스펠링 ‘O’부분의 색상만 기존 블루, 그린, 블랙, 핑크, 옐로우 에서 블루, 그린, 레드, 퍼플, 옐로우로 바뀌었다. 전체적은 모양은 그대로 두고 두 개의 색상만 바꾼 셈이다. 그러면서 거창한 뜻을 가져다 붙였다. 레드는 젊음과 열정이 가득한 역동적인 도시, 그린은 창의와 개성 넘치는 문화예술도시, 옐로우는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복지도시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채보상운동과 2·28 민주운동, 대한민국 근대화의 심장의 뜻까지 담았다고 한다. 참 기가 막히는 견강부회(牽强附會)다.

이 같이 하나 마나 한 로고 바꾸기에 혈세 3억 5000만 원을 들인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한심한 로고타입이 대구시의회만 통과되면 바뀌게 생겼다. 로고 타입 자체를 바꾸는 데만 3억 5000만 원이 들었다지만 이 두 색상만 바꾼 로고 때문에 수십 억 원의 혈세 낭비가 빚어질 것이 뻔하다. 브랜드 로고가 바뀌면 대구시의 로고가 찍힌 각종 시설물이나 공문서에서부터 봉투와 명함에 이르기까지 모두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경북일보를 통해 알려지자(6월 10일 자 5면)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이하 복지연합)은 11일 성명서를 내고 시를 규탄하는 것은 물론 시 의회가 조례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지연합은 기존 로고에 색깔 2개만 바꾼 것에 4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브랜드 로고 타입 교체를 한다면서 무슨 짬짜미(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복지연합은 또 시가 로고 교체에 따른 비용 추계서를 시 의회에 제출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로고가 바뀌면 각종 시설물에 붙은 로고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 만큼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혈세 낭비가 심각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번 대구시의 브랜드 로고타입 교체 소동은 단순히 졸속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로고 교체에 따른 각종 시설이나 물품 공급과 관련한 이권 문제와도 연관이 있을 것이란 의심을 받기 충분하다. 시 의회가 조례를 부결시키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행정감사를 벌여야 할 심각한 문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