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헌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대구시가 2004년부터 사용해 온 대표 브랜드 슬로건 ‘컬러풀 대구’가 지역의 정체성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취임한 2015년 10월부터 새 브랜드 개발에 나서 최근 후보 안을 내놨다. 경북일보가 단독 보도한 이후 지역언론과 시민단체는 한목소리로 세금 3억5000만 원을 사용하고도 기존 ‘Colorful DAEGU’ 글자 위에 5개의 원이 그려진 기존 디자인에 2개의 동그라미 색상만 바꾼 것에 대해 강도 높은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5개의 원의 색깔이 기존 파랑, 초록, 검정, 분홍, 노랑의 디자인에서 ‘검정’색깔이 ‘빨강’으로 ‘분홍’색깔이 ‘보라’로 바뀌었는데, 기존의 분홍색 원이 다양한 축제와 아름다움이 있는 문화예술 도시의 의미였는데, 이것을 보라색으로 바꾸고 의미를 부여했다.

창의와 개성이 넘치는 문화예술 도시라는 대구시의 설명에 무슨 차별적인 의미가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서 시민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만든 것은 기존의 검정색 원의 의미자체가 없었는데, 빨강으로 바꾸면서 ‘젊음과 열정이 가득한 역동적인 도시’의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다.

대구시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컬러풀 대구’의 색상 변경만으로는 대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이제는 시민이 대구시 정책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도시브랜드 개선에 색깔만 바꿔 혈세를 낭비한 대구시는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책적 창구를 마련해 다양한 시민의 의견이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시민에 의해 만들어지는 대구를 디자인해야 한다.

다양한 색깔만큼 미래가 밝은 대구의 도시브랜드를 희망하면서 시민의 한사람으로 나 자신부터 대구의 미래를 그려나가겠다.

2016년 세계적인 건축가인 매킨토시의 고향으로 유명한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지역에서 공부를 하면서 시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문구는 분홍색의 ‘People make Glasgow’였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글라스고를 만든다’는 것이다. 분홍이라는 색상에 중점을 둔것이 아니라 도시를 만들어 가는 주체가 한 두명의 지도자가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도시의 브랜드를 만들고, 개인마다 주어진 역할과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책임의식을 부여하는 문구로 도시브랜드를 정립해 나가고 있었다.

이를 참고해 ‘대구를 빛낸 최고 인물’을 시민이 직접 선발해 5개의 원 내부에 최고인물을 삽입하면서 대구의 역사를 이해함은 물론 앞으로 대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주체는 바로 ‘대구 시민인 나와 너 그리고 우리’라는 자부심과 소속감을 심어주는 슬로건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