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변수에 대비 베테랑 기사들이 운행
일반버스 보다 무거워 안정적 운행

3월 25일부터 시범운행 중인 730노선 친환경 전기버스. 운행 전 전기를 충전 중이다.

12일 오전 10시 40분 경북 칠곡군 동명면에 있는 동명교통 버스차고지에서 운행 준비 중이던 한 버스.

이날 오전 11시 4분에 출발하기 위해 대기 중이던 이 버스는 다른 버스와 달리 전기 충전선 두 개가 꽂혀있었다.

동명교통에서 운행하는 730번 전기버스 5대 중 한대로 운행에 앞서 배터리를 충전했다.

전기버스는 외형과 내부가 일반 CNG 천연가스 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높이만 20여㎝ 높았다.

박무익 기사(47)는 이날 두 번째 운행에 들어갔다.

전기버스는 경력이 오래된 버스 기사가 운행하고 있어 14년 차인 박 씨가 그중 가장 어리다.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몰라 경력이 높은 베테랑들이 운행 중이라고 전했다.

동명에서 출발한 버스는 지상철 3호선 매천 역과 반월당을 지나 남구 대덕맨션을 돌아 3시간 30여 분, 60여 ㎞를 달린 뒤 차고지로 돌아왔다.

박 기사는 전기버스의 장점으로 안정적인 운행을 꼽았다. 일반버스보다 무거워 그만큼 지면에 밀착되는 기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차 이후 문이 열리고 닫히는 시스템이 전기버스의 경우 모두 내장돼 승·하차 시 승객 안전을 살펴야 하는 일도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버스 내 폐쇄회로(CC)TV도 기사가 직접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자신과 승객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장점으로 꼽았다.

승객들도 전기버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기차의 장점은 신호 대기로 정차하는 동안 작은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부분에서 더욱 부각된다.

시동이 걸려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에어컨이 작동되는 것만이 시동이 걸려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주행 중에도 일반버스보다 진동이 덜해 달리고 있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을 만큼 편안하다.

일주일에 3번 730번 버스를 이용하는 A씨(53)는 “전기버스가 조용하고 출발 시 덜컹거림이 적어 승차감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40대 주부는 “일반버스인 427번을 타다가 730번 전기버스를 타면 차이가 크다”고 “주행 중이나 정차 시 진동이 없어 버스에 앉아서 다른 일을 하는데도 편안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기버스 기사들은 불편한 사정이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날 운행한 730번 전기버스는 전기량 100% 중 88%로 동명 차고지를 출발, 다시 차고지로 도착하니 54%가 남았다.

한번 운행으로 34%가 사용돼 차고지로 돌아온 뒤 곧바로 충전을 해야 한다.

1회 운행 후 20∼30여 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일반버스와 달리 전기버스 기사는 휴식시간 중 충전을 바로 해야 해 휴식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에어컨과 히터를 사용해야 하는 여름·겨울 철은 전기가 더 많이 사용돼 충전량에 대한 기사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욱 커진다.

동명교통은 2대의 전기 충전기를 운용, 일반 버스 2대당 전기버스 1대를 배차 하는 등 배차간격을 충분히 둬 충전시간이 겹치지 않게 배려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김두철 동명교통 부사장은 “버스 노선마다 정해진 운행시간 있어 버스 운행시간 자체를 조정할 수는 없다”며 “기사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배차간격을 조절에 더욱 신경 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지역 전기버스는 지난 3월 도입됐으며 총 10대가 운영 중이며 대당 가격이 4억5200만 원으로 2억 원대인 CNG 버스보다 2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하루 기준으로 CNG 버스가 10만 원의 연료비가 사용되는 반면 전기버스는 1만1000원에 불과할 만큼 효율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한윤 수습기자
조한윤 기자 jhy@kyongbuk.com

소방, 경찰서, 군부대, 시민단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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