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석,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탈당 선언을 한 홍문종 의원은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추대됐다. 연합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이번 주 한국당을 탈당하고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함께 친박신당인 ‘신(新) 공화당’을 만들 예정이다.

홍 의원의 탈당은 수도권 중진(경기 의정부을·4선) 이탈이자,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첫 탈당이라는 점에서 후폭풍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공화당은 홍문종-조원진 공동대표 추대 형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당 친박계 의원이 얼마나 동조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로 떠 오른다.

홍 의원은 연말 이전 한국당의 공천작업이 본격 시작되면 ‘40~50명’이 동참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현재로선‘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오면 공천 진행상황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등 갖가지 변수가 떠오를 경우 친박신당을 향한 합류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 의원은 지난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당 선언은 이미 했다고 보면 되고, 다음 주 초쯤 탈당계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5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리는 대한애국당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탈당 선언 등 메시지를 전달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8일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조금 있으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이 여러분들(애국당원)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탈당을 첫 언급했다.

홍 의원이 구상하는 친박 신당의 당명은 ‘신공화당’으로 대한애국당의 당명을 신공화당으로 교체한 뒤, 홍문종-조원진 공동대표 추대 형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과 친박 신당 설립으로 일단 태극기 세력을 중심으로 한 보수 재편은 시동이 걸렸다.

조원진 대표의 경우 추석 전에는 정의당(6석)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하고, 총선 전에는 35석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홍 의원 역시 최근 “40~50명의 현역 의원이 가을쯤 탈당에 동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은 이미 예견됐던 일로 지난 김병준 비대위 시절 20대 총선 공천 파동 등을 이유로 지역구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해 내년 총선에서 공천에 배제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다른 친박계 의원들 역시 현재는 탈당이나 신당 동참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고, 홍 의원의 ‘40~50명 동참’은 자신의 희망사항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따라서 친박 신당이 태풍의 핵심이 될지 미풍에 그칠지는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분명해질 것으로 보이며, 핵심 변수는 공천 상황,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등이 꼽힌다.

한편, 최근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은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당 개혁(혁신)과 인적 쇄신을 바라는 보수층의 결집과 문재인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에 실망한 중도층의 이탈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내년 총선 승리와 향후 대선을 바라보는 황 대표 입장에서는 중도층을 끌어 안기 위한 한국당의 진심 어린 반성과 공천 개혁을 시작으로 한 인적 쇄신과 당의 전면적인 혁신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한국당의 본산으로 불리는 경북·대구지역 역시 내년 공천과 관련해 ‘탄핵 책임론’, ‘정치 철학이 없는 낙하산 인사’, ‘꽃길만 걸어온 철새 정치인’,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인사’등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현역의원들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공천에 탈락한 인사 중 친박계를 중심으로 신당 합류를 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당이 다시 제 1당이 되고 보수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친박계의 대의를 위한 자기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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