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매년 6월이면 대구를 대표하는 예술 축제 중 하나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는 6월 21일 금요일부터 7월 8일 월요일까지 공연문화의 중심지인 대구 전역의 극장과 골목골목, 길거리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접할 수 있다. 올해 축제에는 영국, 러시아, 스페인, 프랑스, 태국 등 8개국에서 참여한 23편의 뮤지컬과 다양한 부대 행사로 푸짐한 볼거리가 마련되어있다고 한다. 이 시기가 되면 필자에게 많은 분들이 오페라와 뮤지컬에 차이점에 대해 물어오곤 한다.

르네상스 후기인 1579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탄생한 오페라는 17세기경 전 유럽에 오페라 전용 극장들이 들어서면서 여러 나라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형태의 오페라로 발전하여 귀족 계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이후 19세기의 오페라는 귀족뿐 아니라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과 계층이 함께 즐겼던 종합예술로서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대중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최고의 문화 산업이었다.

당시 오페라는 봉건 귀족을 위한 오페라 세리아, 신흥 부르주아를 위한 그랜드 오페라, 중산층과 일반 시민들을 위한 오페라 부파(코믹 오페라), 좀 더 가벼운 형태인 오페레타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여 함께 존재하였다. 이중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발전한 오페레타는 왈츠를 통한 군무와 가벼운 스토리의 전개 등으로 대중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는데 이것이 영국과 미국으로 건너가 대중음악과 결합하여 탄생한 것이 뮤지컬이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음악을 중심으로 한 종합 무대 예술이라는 점은 서로 차이가 없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뮤지컬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은 “오페라와 뮤지컬의 유일한 차이점은 그 작품을 상연하는 건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19세기 이후에 창작된 뮤지컬은 각 작품마다 전용 극장을 가지고 연중 상시 공연을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켓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대중들에게 익숙한 유명 뮤지컬 작곡가인 영국의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자신의 뮤지컬들이 상시 공연되는 공연장을 6개나 가지고 있다.

오늘날에는 뮤지컬도 오페라와 함께 다양한 나라에서 리바이벌되어 지면서 다양한 극장에서 뮤지컬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 극장들은 다목적 공연장들이 많이 존재하다 보니 극장 사정에 따라 조금씩 색다른 뮤지컬을 공연하기도 한다. 유럽의 오페라극장이나 콘서트 전용 극장에서는 음향을 강하게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뮤지컬을 무대에 올릴 수 없고 뮤지컬은 전용 공연장 혹은 연극과 뮤지컬을 함께 공연하는 극장에서만 관람이 가능하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또 다른 차이점은 노래 부르는 방법, 즉 창법에 있다. 오페라 무대에 서는 성악가들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1000석에서 3000석에 이르는 큰 극장 안의 관객들에게 대사와 노래를 전달해야 하기에 벨칸토 창법을 구사한다. 반면에 뮤지컬 가수들은 마이크를 사용하기에 일반적인 팝송식 창법을 구사하는 차이가 있다.

또한 현대의 극음악에서 배우들의 비주얼이 중요한 관람 포인트가 되기에 오페라에서도 기왕이면 미모의 성악가를 선호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오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기에 가창력을 중심으로 배우를 캐스팅하는데 뮤지컬 가수는 가창력과 함께 연기력, 춤까지 다양한 분야를 소화해야 하기에 캐스팅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여러 면에서 비슷하면서도 차이점이 있는 두 장르이지만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오페라와 뮤지컬, 두 국제 극음악 축제가 우리 고장에서 열린다는 점이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