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의 비전을 제시하는 싱크탱크인 대구경북연구원(대경연)의 수장이 내부에서 발탁됐다. 1991년 초대 원장부터 10대 원장까지 모두 외부에서 원장이 영입되다가 대경연 내에서 수장이 발탁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0일 취임한 오창균 신임 대경연구원장은 이의근 경북도지사 때 발탁된 인물로 권영진 대구시장이 임명, 대경연 원장으로 적격이라는 평이다. 대경연 설립 이후 28년이 되도록 내부에서 원장을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 오 원장의 내부 발탁은 그 자체로 그의 능력이 검증된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대경연의 변화에 대한 경북과 대구 지역민의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오 원장은 경북 지역민의 대경연에 대한 기대와 우려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오 원장은 그간 지방분권과 대구공항 통합이전, 대구 미래전략 비전 등의 주요 과제 연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경연은 대구에 있던 경북도청사가 안동으로 이전한 이후 연구원 운영비 지원 등 이런저런 문제들이 표출되는 등 적잖은 갈등요소를 안고 있다. 당장 대경연이 추진하고 있는 신청사 건립 문제도 대표적인 갈등요소다.

경북과 대구는 한 뿌리 상생 경제를 표방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서로 자리를 바꿔 앉아가며 업무를 볼 만큼 경북과 대구가 상생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경북 지역민들은 경북도가 대구에서 경북으로 청사를 옮겨 나온 만큼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 대표적인 문제 중의 하나가 대경연에서 ‘경북연구원’의 분리문제다.

한 도의원은 “장기적으로 경북은 물론 대구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연구원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경연의 연구 실적이 대구에 치중돼 있고, 대다수의 연구 인력이 대구에 있기 때문에 경북의 지역 이슈가 소외되는 듯하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들어서 경북도가 각종 국책사업 공모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고, 정부 예산을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보면서 대경연이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의문을 갖는 것이다.

대경연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 수준의 연구 성과물을 내서는 안 된다. 경북과 대구는 전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심각한 경제 난국에 처해 있다. 경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 원장이 밝힌 것처럼 “시·도민의 생활이 실질적으로 나아지고, 경제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연구”라야 지역민의 지지와 공감을 얻을 것이다.

내부에서 발탁된 오 원장은 누구보다 연구원 현황과 지역 실정을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지역민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 오 원장은 정부 지원 소외, 저출산 고령화와 에너지정책 전환, 기업 환경의 악화 등으로 수렁에 빠져 있는 경북의 비전을 제시하는 연구 성과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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