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친인척 채용 인원 의무 공개…연루 직원 승진에 제한
21일부터 '지방 공공기관 인사운영기준' 개정안 시행

공공기관 채용 비리 근절을 위해 앞으로는 지방 공공기관이 수립한 채용계획은 반드시 해당 지자체의 사전검토를 거쳐야 한다.

또, 임직원 친인척 채용 인원을 매년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채용 비리에 연루된 직원은 징계 감경을 금지하고 승진에 제한을 준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 공공기관 인사운영기준’을 개정해 21일부터 전국 151개 지방공사·공단과 702개 지방 출자·출연기관에 적용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관계 부처 합동으로 3개월간(지난해 11월 6일∼올해 1월 31일) 실시한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에서 적발된 채용 비리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지방 공공기관이 수립한 채용계획을 해당 지자체가 반드시 사전에 검토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각 기관에서 채용계획을 정해 지자체에 제출·통보만 했지만 앞으로는 지자체 검토과정을 거쳐 채용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채용 공고 시 기준과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개별 채용절차와 방법을 기관장이 다르게 정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근 적발된 용인디지털산업진흥원 사례처럼 기관장이 청탁을 받고 응시자 스펙에 맞게 채용조건을 변경하지 못하게 하려는 조치다.

특혜 방지 등 채용 과정상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마련됐다.

채용 시험위원을 위촉할 때 비상임이사나 퇴직자 등 사실상 내부 인사로 볼 수 있는 사람을 외부위원으로 두지 못하게 했으며, 시험위원이 응시자와 가족이나 친인척 등 이해관계가 있으면 반드시 제척·회피하도록 정했다.

아울러 신규채용 인원 가운데 해당 기관 임직원의 친인척 수를 매년 기관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채용 비리 관련자에 대한 인사 조처도 강화했다.

채용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감경하지 못하게 하고 징계 정도에 따라 6∼18개월의 승진 제한 기간을 뒀다. 이들은 인사·감사 등 주요 직위 부여도 제한된다.

행안부는 이번에 개정된 인사운영기준을 반영한 지방 공공기관 직원 채용 매뉴얼을 만들어 내달 중 배포할 방침이다.

또한 하반기 중으로 시·도별로 산하 공공기관 채용을 통합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지방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 제도개선, 실무자 교육 등을 통해 채용 비리를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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