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1일 대구지방검찰청 의성지청이 쓰레기 수거 업체 대표와 그 동거인을 구속했다. 구속된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폐기물 재활용사업장을 운영하면서 허가 받은 물량 2157t 보다 80배 가량이 많은 17만 3000t의 폐기물을 반입한 후 처리하지 않고 방치해 놓은 혐의였다. 이들이 폐기물을 받아 쌓아 놓은 의성군 단밀면 처리장에는 ‘쓰레기 산’이 만들어져 있다. 쓰레기 산에는 폐비닐을 포함한 각종 생활 쓰레기가 거대한 말발굽 모양으로 10m 높이로 쌓여 있다.

이들이 구속되기 앞서 같은 달 3일, 미국 CNN방송은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의 단면’이라며 의성 ‘쓰레기 산’을 보도했다. 국제적 망신을 사고서야 ‘쓰레기 산’을 만든 사람들에 대한 법적인 조치가 내려졌다. 이후 대통령이 문제를 보고받고 ‘연내 처리하라’고 지시해 환경부가 나서서 쓰레기 산을 치울 계획을 세웠다. 이 의성 한 곳의 쓰레기 산을 치우는 데만 190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고, 매립 비용과 침출수 관리에 또 250억 원이 더 투입될 것이라 한다.

의성 쓰레기 산을 계기로 환경부가 실태조사를 했더니 전국 235곳에 120만t이 불법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환경부가 조사한 것보다 훨씬 많은 200만t의 쓰레기가 방치돼 있어서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기란 ‘미션 임파서블’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전국에 쓰레기 산이 생긴 것은 세 가지 원인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폐기물 수입 금지’를 선언하면서부터다. 해외로 내보내던 물량이 국내에 급속하게 쌓이게 된 것이 한 원인이다. 둘째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부터 문재인 정부 이전까지 이어 오던 ‘고형연료(SRF)’를 쓰는 열병합발전소의 문이 닫히면서다. 정부가 환경문제를 내세워 돌연 SRF를 장려 대상에서 규제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폐기물 배출 물량 자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21일 의성군 ‘쓰레기 산’ 현장을 찾아와 경북도·의성군과 협의해 불법 폐기물을 빠른 시일 내 처리하겠다고 했다. ‘미션 임파서블’ 전국 쓰레기 산을 처리하는데 정부 돈 3600억 원이 들게 생겼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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