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집필법의 역사.
붓 잡는 방법, 그 역사를 거슬러 보는 ‘그림으로 보는 집필법의 역사’(지은이 장천명, 역자 김영애, 다할미디어)가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붓은 중국의 전통적인 서법(書法)과 그림을 표현하는 주요 도구로서, 집필법(붓잡는 법)은 전 인류의 붓 제작 역사상 기묘함과 특이함이 조합된 완벽한 결과물로 일컬어진다. 몇천 년 동안 붓은 중화민족의 찬란한 예술 창조에, 그리고 중국과 세계 각 민족사이의 우호 교류의 촉진에 특수하고 탁월한 공헌을 했다.

붓의 사용에서 자연히 특유의 집필 방법이 생성 또는 형성되었을 것이며, 이러한 집필 방법은 시대, 사용 도구, 관념의 변천에 따라 발생하여 변화를 거듭했다.

옛사람들은 언제부터 붓을 잡았을까?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떻게 붓을 잡았을까? 역대의 집필 방법은 어떻게 없어지고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오지집필법은 가장 좋은 집필 방법일까? 붓과 펜의 집필법은 왜 다를까? 동양과 서양의 붓잡는 법은 같을까 다를까? 같은 집필법으로 통일이 불가능할까…. 이러한 문제들은 모든 전문가와 애호가들의 관심사일 것이다.

인류에게 있어,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욕구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있어 왔으며, 실제 그 흔적은 BC 2550 년경의 이집트 조각상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고대 중국의 전통 집필법을 그림을 통해 살펴보고, 더 나아가 고대 이집트와 유럽, 그리고 한국과 일본, 베트남의 전통 집필법까지 살펴보았다. 전통 집필법부터 현대의 유행하는 집필법까지의 탄생과 발달, 그리고 변천을 두루 통찰한 책이다.

그림 속에 나타난 집필도상을 파악하기 위해 저자는 그림만을 자료로 한 것이 아니라, 당대의 저명한 서법가들의 이론들도 검토해 정리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즉 중국의 화가들은 그림을 배우기 전이나 배우는 동시에 서예법도 함께 익혔으며, 이에 따라 시대마다 그 서법이론을 정리한 서법가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로 당대(唐代)는 한방명과 일본유학생인 홍법대사 공해가 있고, 송대에는 소동파를 비롯 황정견, 왕벽지, 채조, 미불 등이 있다. 저자는 이들 서법가이자 서화가들의 이론을 참조하여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대가들의 집필방법을 정리했다.

중국은 개혁 개방 이후, 고고학 발굴, 편집 출판,경매 교류, 인터넷 매체 등 다방면의 빠른 발전 덕분에 관련있는 역대의 집필법에 관련한 도상 자료가 계속 공개 또는 발견됐다. 저자는 이러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역대 집필법의 심오하고 비밀스러운 방법을 해석한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 현재 남아 있는 집필법의 도상자료를 활용해 역대의 주류를 이루었던 집필법에 대해 정리를 하게 됐음을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제1장, 집필도상의 발견에서는 그림을 통해서 다양한 집필법이 있었음을 발견하고는 이미지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으며, 그 자료를 통해서 서화집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고. 동시에 이지단구법이 발등법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집필도상을 밝히고 있다.

제2장 집필도상의 역사적 흐름에서는 동한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집필법을 그림에 나타난 집필도상을 통해 시대별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제3장 이론가들이 말하는 집필법에서는 현대 오지집필법을 보급한 대표적 인물, 심윤묵을 비롯하여 고대(진대부터 송대까지)의 모든 그림에 나타난 집필도상은 전부 붓대를 기울려 잡은 집필방식이라는 밝혀낸 사맹해, 그리고 중국화의 대가이자 미술사론의 대가인 부포석의 집필법을 소개하고 있다.

제4장 집필법의 특징에서 저자는 집필방법과 서사 방식이 관계가 있다고 하여, 현완서사, 침완서사, 중봉식 사용법 등을 어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5장 국가별 집필법에서는 더욱 객관적이고 전반적인 집필법 이해를 돕기 위해 별도로 고대 이집트와 일본의 전통적 집필 현상, 그리고 한국 및 아시아, 유럽 관련 국가의 집필법을 소개하고 있다. 결국 각 나라는 고대 중국의 전통 집필법과 유사한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나라별 집필법 특징을 알고자 하는 독자는 일독을 권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