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실 'TF' 가동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를 만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전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반도체 부문장) 등 삼성 관계자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국제통상 전문가로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 차장이 직접 나선 것은 4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정부의 규제조치와 관련해 청와대가 정책실과 더불어 국가안보 차원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지난 2일 김기남 부회장을 만나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기사를 보자마자 5대 그룹(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등에 전화해 ‘국익을 위해서는 정부와 재계가 함께 소통·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방송사 보도본부장 오찬 간담회에서 김 실장은 “정부가 (그동안)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히 예상했던 품목들인 만큼 잘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른 기업과도 접촉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날짜는 말씀드릴 순 없지만, 삼성을 제외하고도 다른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방안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한일 관계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은 자제하고 산업부와 외교부 등 주무부처에서 대응한다는 입장은 고수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청와대에서도 관련되는 곳, 김 실장과 김 차장 등이 기업들의 현재 상황,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그런 것들을 진행해 왔고 앞으로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일본의 규제 조치가 자유무역에 관한 세계무역기구(WTO) 정신에 위배된다고 보고 WTO 제소를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김용래 통상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통상현안대응단 태스크포스(TF)가 지난 1일부터 가동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보복 조치를 철회하라고 지속적으로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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