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속 확실한 공격카드 잃어…팬들 "올시즌 포기했나" 분통

포항스틸러스 김승대가 골을 터뜨린 뒤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경북일보DB
올 시즌 부침을 거듭하며 부진의 늪 속에 빠진 포항스틸러스가 가장 확실한 공격카드인 김승대마저 전북으로 이적, 남은 시즌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15일 포항스틸러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북 측에서 김승대 영입의사를 밝혔으며, 김승대 역시 이적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이적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승대는 메디컬 테스트 등을 거친 뒤 정식 이적절차를 밟게 된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김승대는 빠른 발을 이용해 2선에서 상대 수비라인 뒤쪽을 파고드는 국내 최고의‘라인브레이커’라는 특별한 공격능력을 갖춘 선수다.

올 시즌 3골 7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언제 어디로 파고들 지 모르는 김승대의 라인파괴 본능으로 인해 K리그 수비진들에게 많은 부담을 줬었다.

특히 올 시즌 20경기에서 21골 밖에 뽑지 못할 만큼 공격력 빈곤에 허덕여 온 포항으로서는 가장 확실한 득점루트였던 김승대가 빠지면서 더욱 힘든 시즌이 될 전망이다.

김승대의 이적은 양 구단 모두에게 뿌리 칠 수 없는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항으로서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갖게 되는 김승대를 다시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김승대 본인도 해외진출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최근 일본 J리그에서 구체적인 입단제의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실상 팀을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했었다.

이런 가운데 전북이 시즌 중 만만찮은 이적료까지 제시한 데다 김승대의 연봉까지 파격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대 역시 전북의 러브콜을 받은 뒤 어려운 상황에 처한 포항과 김기동 감독에 대해 깊은 고심을 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주력공격수 였던 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하면서 이동국을 선발출전시키는 등 고육지책을 이어 왔다.

이런 가운데 김승대를 영입으로 강력한 득점루트 1개를 추가함으로써 울산·서울과의 우승 다툼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김승대가 전북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포항팬들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포항구단 페이스북에는 수십 명의 팔로우들이 ‘포항은 전북 위성구단인가요? 도대체 선수 몇명을 쳐뺏기는겁니까? 전북은 근 10년간 포항에서 빼낸 선수들로 아챔도 먹고 리그우승에 승승장구하고, 포항은 이도 저도 아니고 뭐합니까? 명색이 아시아 최고명문 팀인데 이제 팀은 안중에도 없는 겁니까?’라며 구단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실제 포항은 그동안 이동국·고무열·손준호·이근호 등을 내준 데 이어 포항에서 해외진출한 뒤 전북으로 이적한 신형민·박원재 등 전북으로 이적한 선수들이 대부분의 팀의 주력들이었다는 점에서 팬들의 실망이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항이 지난 6월 말 영입한 외국인 선수 일류첸코가 2경기 연속골, 팔로세비치가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형편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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