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투표 가결…하청업체와 공동투쟁 의지 밝혀
관계자 "사실상 납품 중지 우려…노사간 협상과정 지켜봐야"

현대중공업 노조가 17일 올 임금협상 교섭 관련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결의, 포항 지역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노조 측은 현대중공업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까지 공동투쟁하겠다는 뜻을 밝혀 현대중공업에 소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조합원 1만296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한 결과 7043명이 투표에 참여해 6126명이 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2일 상견례를 가졌으나 사측위원 대표성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교섭을 진행하지 못하다 이달 16일에야 교섭이 시작됐다.

하지만 17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 의결이 나면서 파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노조 측이 현대중공업은 물론 하청업체와 공동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철강소재업체에게는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만 파업을 하게 될 경우 하청업체는 가동되기 때문에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

그러나 노조 측이 밝힌 대로 하청업체와 공동투쟁에 들어가게 되면 사실상 현대중공업 전체 조업이 정지되는 것이어서 사실상 납품을 할 수 없게 돼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조만 파업하게 되면 사내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이 나올 수도 있지만 하청업체까지 공동투쟁을 하게 될 경우 사실상 납품이 중지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현대중공업 노사간 협상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 5월부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법인 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 반대 및 무효를 주장하며 수시로 전면·부분파업을 진행해 왔다.

이런 가운데 올 임금협상과 관련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한 상태다.

또 같은 날 파업 찬반 투표와는 별도로 1만1000여 명으로 추산되는 사내하청 노동자를 대상한‘하청 요구안’ 투표에서도 2209명이 참여해 2188명(99%)이 찬성했다.

이 요구안은 하청 노동자 임금 25% 인상·정규직과 동일한 학자금·명절 귀향비·휴가비·성과급 지급·정규직과 동일한 유급 휴가·휴일 시행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올 임금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