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금융 분야 미래학자 브렛 킹은 말한다. “은행 지점은 서점이나 음반 가게와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다.” 고객 동향에 관한 직장 경험에 의하면, 목하 진행형의 올바른 예측이라 여긴다. 실제로 젊은층 내점객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 업무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모바일 뱅킹 등 핀테크 발전은 창구 거래 상당 부분을 비대면 형태로 바꿨다. 요즘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은행원 상담은 필요치 않다. 덩달아 직원 숫자도 줄면서, 청경 포함 점포당 열 명 내외 소수 인력으로 운용되는 현실이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뱅킹은 정말 편리하다.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각종 계좌 개설은 물론 대출도 이뤄진다. 특히 외화 환전할 때는 소정 환율의 90%까지 우대를 해주니 이만저만한 혜택이 아니다.

이동 통신의 변신은 놀라운 진행이다. 2007년부터 사용된 3G는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그전의 2G는 음성 통화와 문자 전송만 했었다. 널리 쓰이는 4G는 15초 정도면 저화질 영화를 다운로드 한다. 2011년도에 시작됐다.

금년부터 상용화된 5G는 획기적 성능을 자랑한다. 고화질 영화조차 단 1초면 내려 받는다. 또한 위험 상황을 신속 파악하여 동시 대응하기 때문에 자율 주행 기술을 견인한다. 이로써 무인 자동차 운행과 보급은 탄력을 얻었다.

휴대 전화가 국내에 처음 개통된 건 서울올림픽 즈음이다. 당시 벽돌폰이라 불린 것으로 무겁고 가격이 비쌌다. 이윽고 아날로그 방식 벽돌폰은 디지털 스마트폰으로 변천했고, 기술은 5G(5세대)까지 진보를 거듭했다. 5G 개막은 기존 4G(LTE)보다 통신망 스피드가 20배 빨라진다는 의미. 0.001초 반응 속도로 세상과 접속하면서 산업 혁명 시대의 대동맥 역할을 수행한다.

스마트폰은 휴대 전화와 컴퓨터가 결합된 지능형 단말기다. 이 기기는 유저(user)가 원하는 응용 프로그램 설치가 가능하다. 흔히 이것을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을 스맹,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 전화를 덤폰(바보 전화)이라 칭하는 신조어도 생겼다. 현대를 살면서도 경이로운 발명품이라 생각된다.

스마트폰은 해외여행의 필수품이다. 단순한 전화 통화나 메신저 용도는 기본이다. 그것은 추억의 사진을 남기는 카메라이고 관광지를 설명하는 여행서이며, 명소를 안내하는 지도이자 내비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메모를 위한 수첩이면서 동시에 일기장 노릇도 해준다. 손안의 인터넷이라 불릴 만하다.

나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순간의 풍광과 단상을 수시로 기록한다. 바쁠 때는 우선 폰카로 사진을 찍어 뒀다가 차후 정리하곤 한다. 자연과학자 훔볼트는 요새 화폐 가치로 15억 가까운 거액을 들여 남아메리카를 탐방했다. 장장 5년간의 위대한 여로. 당시 스마트폰이 있었더라면 고생을 덜했을 뿐더러 경비도 훨씬 절약됐을 것이다.

근자 스마트폰에 의지하여 한 달간의 중국 배낭여행을 끝냈다. 사전 인터넷 검색과 수많은 여행기를 섭렵한 상태. 낯선 도시의 공항 또는 역에서 예약된 숙소를 찾아가는 걸음은 매번 새로운 도전이었다. 긴장과 불안이 엄습한 탓이다.

여차하면 바가지 씌우는 택시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내를 헤매고 관광지를 찾는 여정은 짜릿한 만족감. 스마트폰이 없다면 언어 능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불가능한 시도였다. 지구촌을 누비는 우리의 동반자. 헬로우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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