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경북·대구가 본격적으로 상생 협력에 들어간 지 7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민선 7기가 출범하자 구상에 들어갔던 각종 프로젝트가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초부터 실제로 액션에 돌입했다. 시·도지사 1일 교환근무, 국·과장 간부 교류, 워크숍도 동행했다.

경북도와 대구시의 상생 협력은 어느 날 갑자기,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중앙무대에서 뛰어본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그 필요성을 누구보다 느꼈을 테다. 그래서 선거 공약에도 포함돼 있었다. 누이 좋고 매부도 좋은 ‘상생’은 결코 쉽고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조직 이기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

‘그러면 상생 협력을 왜 해야 하나?’. 잘라 말하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수도권은 갈수록 커지고 돈과 권력이 집중하면서 힘까지 세지고 있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지난 1981년 행정적으로 분리됐다.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제 상생협력을 통해 과거의 힘을 되찾을 때가 왔다.

경북도는 농수축산물을 비롯한 거대한 생산도시이다. 대구는 소비도시다. 두 광역도시를 오가며 출·퇴근하는 직장인도 많다. 그만큼 서로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양 자치단체 간의 상생협력 과제는 35개나 된다. 대구공항 통합이전 작업부터 대구권 광역철도망 구축,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 도농 상생 교류사업, 문화관광분야까지 다양하다. 인구 절벽과 지방 중소도시 소멸도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경북도내 상당수 지역이 소멸위험에 처했으며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런 중차대한 임무를 띠고 있는 경북·대구 상생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상생 비관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제 상생을 그만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을 하는가 하면, 쇼를 그만했으면 좋겠다 등 비아냥 소리도 들리곤 한다.

상생협력을 실행에 옮기는데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간부의 인사 교류에서 한바탕 소용돌이가 휘몰아친 것이다.

그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문화관광체육국은 어떤 곳인가. 수십 개의 산하기관과 유관기관이 있다. 모두 다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나름대로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있어 자기주장이 강한 곳이다. 때로는 말도 많은 곳이다. 누구는 내 편이고, 저기는 남의 편으로 편 가르기도 일쑤다. 할 일도 부지기수다. 문체국이 이런 기관단체들을 설득하고 이끌어 가려면 머리가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울타리를 쳐 놓은 채 일하려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따돌린다면 그 누구든 적폐의 대상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고 거부하는 이러한 행태들은 조직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대상으로 적시하고 있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더 이상의 폐쇄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양 자치단체의 처한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다. 어렵고 힘들수록 뭉쳐야 한다. 서로가 문을 활짝 열어놓고 함께 생각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제 5년, 10년 후를 내다보며 경북·대구의 상생협력은 더 강화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그라들어 결국 망한다.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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