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추진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여행업계로 확산하면서 항공사마다 대체노선을 마련하는 등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전남지역 한 농협에서 일본여행을 취소하는 여객에게 쌀 한 포대(10㎏)를 주는 행사를 진행하거나 울산 한 미용실이 이용료를 받지 않는 등 적극적인 불매운동 동참사례까지 이어져 전국 항공사와 여행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대구국제공항 상황은 어떨까.

대구공항 주요 항공사들은 성수기(7∼8월) 이후 일본 노선 예약률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등 불매운동을 체감하고 있지만, 향후 일본노선 감축 여부는 오는 10월 말 동계운항일정 조정 기간에 반영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행업계 상품구성과 항공권 판매 기간을 고려해 다음 달까지 대체노선 검토하는 등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쳐 동계운항일정을 구성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서 일본 언론에서 한국의 불매운동 확산 여파로 티웨이항공 대구-일본 구마모토 노선 중단 사례를 언급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티웨이항공은 9월 2일부터 중단하는 구마모토 노선은 같은 달 신규 취항하는 중국 장가계 노선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한일갈등과 불매운동 이전부터 추진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대구공항 일본노선이 전체 국제노선 절반에 달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지난해 5월부터 일본 여객 수가 감소함에 따라 올해 초부터 일본 노선 감축을 논의한 결과다. 일본 사가 노선은 지난 5월부터 휴항에 들어가기도 했다.

에어부산도 중단하거나 운항 수를 줄이는 일본노선에 관한 내용을 지난 6월 고객에게 사전 공지했다.

에어부산은 오는 9월 1일부터 대구공항에서 오사카로 향하는 항공기 운항을 매일 2차례에서 1차례로 줄이고, 도쿄(나리타) 공항을 매일 1차례 오가는 노선은 아예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기타큐슈 노선은 매일 운항에서 주 3차례로 감편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대구공항 일본노선 포화상태를 체감한 주요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여객 수요가 적어 운항 수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9월에 중단되거나 감편하는 일본 노선은 한일갈등 이전부터 결정된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일본여행 불매운동으로 9월과 10월 일본노선 예약률이 전년 대비 5%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내부적으로 대책은 논의하는 중이다”며 “동계운항일정 조정 전까지 한일갈등 상황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운항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갈등에 따른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계속되더라도 대구공항 일본노선이 대폭 감소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구시는 항공업계가 일본여행 불황이 계속된 상태에서 불매운동까지 덮쳐 고충을 겪고 있지만, 노선 중단까지는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노선을 중단하면 국토교통부 허가와 안전검사 등 재취항에서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이미 취항한 노선을 쉽게 포기하진 않고, 대체노선을 적극 검토해 일본노선 일부를 감편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상반기 대구공항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과 항공편은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23일 대구시와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이하 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일본노선 운항 수는 4551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08편보다 1657편(26.7%) 감소했다.

여객 수 또한 지난해 99만9910명에서 올해 64만7024명으로 35만2886명(35.3%)이 줄었다.

지난달 대구공항과 일본을 오간 항공기는 총 806편으로 국제선 전체 운항 수(1778편)의 45.3%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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