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심각성·한미일 공조훼손 우려하면서도 개입 적극성 띠진 않아"
北미사일 발사에는 "美 정책에 큰 영향 없어…기존 입장 아직은 유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오는 26일 열리는 한미일 의원회의에 7명으로 구성된 방미단 단장을 맡고 있다. 연합
한미일 3국 의원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7명의 한국 대표단은 25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원들과 연쇄 면담을 통해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부당성을 적극 알렸다.

민주당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한 방미단은 이날 오전부터 종일 미 의회를 돌며 공화당 소속 척 그래슬리 상원 금융위원장, 톰 코튼 상원 군사위 전략군소위원장, 테드 요호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 간사와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 등을 만났다.

대체로 미 의원들은 일본의 조치가 자유무역 정신에 반한다는 방미단의 주장에 동조했지만 적극적 중재에 나서는 데는 선을 긋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차적으로 한일 양국이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고 양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미국이 나설 수 있다는 미 정부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방미단은 미 의원들과 만나 일본의 일방적 태도가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의 정신에 반한다며 한일 간 협력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래슬리 위원장은 한일 중 어느 일방을 편드는 일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자유무역을 신봉하기 때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다는 취지로 반응했다고 정세균 단장이 전했다.

정 단장은 코튼 상원 의원과 요호 하원 의원과의 면담에 대해 “내용을 소상히 잘 파악하고 있었고 심정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분위기였다”면서 “그렇지만 미국이 나서서 직접 관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개입하는 데 적극성을 띠지 않았다”며 “요호 의원도 감정적 결정이었고 합리적 결정은 아니었다고 하면서도 개입해서 중재하려는 노력에 대해 굉장히 주저하는 모습을 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 역시 “적극 관여는 어렵지만 한일 간 경색이 기존 한미일 3각 공조의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인식에 공감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은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3국의 이해에 맞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이 어떤 행동과 결과로 나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단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기존 미국 정책이나 입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정책을 잘 밀고 나가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이 아직은 유지되고 있는 것 같았다”고 공화당 면담인사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방미단은 26일 국내정세, 3국의 경제 및 무역 이슈, 북한·러시아·중국 등 안보 이슈 등을 놓고 3개 세션의 토론을 벌이는 3국 의원회의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리된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을 각국 의원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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