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기자 간담회

여환섭 신임 대구지검장이 3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취임식 후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검찰이 처한 위기는 한마디로 ‘신뢰의 위기’이며 국가 전체로 보면 법치주의의 위기다”

여환섭 신임 대구지검장은 31일 취임식에서 ‘위기’를 강조했다.

본격적인 취임사에 앞서 여 지검장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대구와 맺은 인연으로 말문을 열었다.

맏딸 나이가 22살로 21년 4개월 전 세상에 나왔으며 그날 자신이 대구지검에 첫 출근한 날이었다.

대구지검 이후 포항지청에서 1년 반을 근무했으며 해외연수 후 부부장으로 대구지검에 복귀, 3개월 정도 잠깐 근무했다. 대구지검 근무만 벌써 네 번째다.

첫 근무 당시는 물론 지금도 수사권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법조비리도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위기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국민들이 검찰의 결정을 믿지 않으며 정치권 일각에서 정략적으로 악용, 검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전체로 법치주의의 위기며 사회 구성원들이 법의 지배에 대해 불신을 보인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다시 신뢰를 받기 위해 철저히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엄격한 법 적용과 증거에 따라 결론을 내려야 하며 여론에 휩쓸려 법 이론과 수집된 증거에 어긋나는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못 박았다.

민주주의로 포장된 다수의 뜻이 정의와 동의어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의 인권보장을 위해 생긴 제도가 검찰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헌법에서 검사에게 독점적 영장 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인권보장을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수사에 실패하더라도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무리한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여 지검장은 “검찰 조직의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곳에 집중해야 한다”며 “우선순위를 정해 집중해야 할 일에 시간과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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