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연료, 호주·브라질·인도네시아서 수급…설비문제·판로 다소 영향

포항철강공단 전경.
지난 2일 일본이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면서 전자산업 등 국내 대부분의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업계는 그 영향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재 철강산업의 주 원료인 철광석은 주로 호주나 브라질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주 연료인 무연탄도 호주·브라질에서, LNG도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어 이번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로 인한 원료 및 연료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재료가 일본산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도 대체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원료 및 연료 확보 문제는 당분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관제철소의 경우 장치산업 특성상 연간 단위로 생산 계획을 세우는 것은 물론 이에 따른 원·부자재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한일 갈등이 장기화 되지 않은 경우 특별한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설비문제와 판로 문제는 다소 영향이 예상된다는 게 철강업계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관제철소 용광로 개수 시 사용되는 내화물중 일부가 일본산을 사용하며, 품질에 있어 일본산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용광로는 통상 개수 주기가 15년~20년 사이인 데다 포스코의 경우 2010년 이후 대부분 개수를 완료했고, 현대제철 용광로 역시 지난 2010년 첫 가동이 됐기 때문에 최근에야 고로 개수에 대비한 TF팀을 구성한 단계여서

한일 갈등이 더 심화되고, 장기화 되지 않는다면 그리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여기에 조선내화 등 국내 내화물 업계에서도 대체재를 생산하고 있고, 독일 등으로부터 대체재를 수입할 수 있어 내화물 영향력도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대 일본 철강재 판로문제는 일부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철강·금속제품류 대 일본 수출이 지난해 기준 전체 철강·금속제품 수출시장의 10.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 이후 한국산 제품에 대한 대 일본 수출 심사 강화 또는 제한을 두게 될 경우 판로 확보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여기에 한일 갈등 장기화로 인한 수출규제 강화 등을 통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최근 철강과잉 공급과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위축된 철강산업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철강산업의 경우 반도체 등과 같은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철강업계는 사태의 추이만 지켜보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의 경우 원자재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그리 높지 않은 데다 업종 특성상 연간단위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원료 및 자재를 확보하는 데다 꼭 필요한 재료의 경우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단기적 상황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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