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먹고 마시고' …"넉넉한 情 가득한 재래시장 구경가요"

꿈바우전통시장.

‘꿈바우’는 경산시의 대표 관광자원인 ‘갓바위’를 뜻한다. 팔공산 관봉 꼭대기에 앉아 있는 갓 쓴 돌부처님은 소원을 잘 들어주는 것으로 유명하여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자리에서 수많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었을 것이다. ‘꿈바우’는 ‘꿈을 이루어주는 바위’란 뜻이다. 갓바위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시장에 스토리텔링을 입혔다.
 

꿈바우전통시장.

하양장은 1931년에 개설되어 올해로 무려 88살이 되었다. 매월 끝자리 4일과 9일에 오일장이 들어서는 데, 하양읍내를 관통하는 조산천의 둔치에 풍성하게 재래시장이 들어선다. 금락교에서 하주2교 사이의 약 700m의 강둑 구간에 제법 큰 규모로 열리며, 방문자 또한 많다. 강변에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많은 편이고 마트동 건물에도 100여 대의 차를 댈 수 있기 때문에 시장과의 접근성이 높아 편리하게 시장 이용이 가능하다.
 

꿈바우전통시장 전경.

하양꿈바우시장의 또 하나의 모토는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전통시장’이다. 이 시장이 다른 곳의 전통시장과 다른 점은 조산천 둔치에 조성된 재래시장과 더불어 마트형 건물 2동을 올려서 현대화된 시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낙후된 재래시장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재래시장이 가지고 있는 전통성도 유지하고 있는 ‘현대식마트형 시장’이다. 그래서 장날이 아닌 날에도 시장을 이용할 수가 있다.
 

도너츠 판매점

꿈바우시장은 다른 시장에 비해 먹거리 상점이 많이 들어서 있다. 다양한 먹거리들의 덕분에 별다른 목적 없이 그냥 시장을 돌아다녀도 오감이 즐겁다. 도너츠 가게도 인기가 많다. 찹쌀과 밀가루를 섞어서 찰진 식감의 도넛을 기름에 튀기고 설탕을 입힌 재래식 도너츠는 어느 전통시장을 가더라고 가장 인기가 있는 먹거리다.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의 도넛 제품들보다 싸고 맛있다.
 

과자 판매점

다양한 종류의 과자들을 판매하는 곳도 전통시장의 매력 중 하나이다. 적게 잡아도 스무 종류는 넘어 보이는 각종 과자를 기호에 맞춰 조금씩 바구니에 덜어 담는다. 그리고 그 무게를 재어서 가격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1만 원어치를 예상하고 담다 보면 조금 가격이 초과될 수 있는데 그때 사장님은 넉살 좋게 한두 움큼 더 집어 넣어주며 ‘만원 되겠습니다’라 해주신다. 전통시장만의 인간미와 넉넉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만 원어치면 며칠을 먹을 수 있는 양이 담긴다.
 

피자빵

한쪽에서는 먹음직한 피자빵이 구워지고 있다. 즉석해서 구워 파는 거라 고소한 치즈와 기름향이 퍼지면 가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다. 전통시장의 먹거리들이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퓨전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분식점

닭꼬치와 떡볶이, 어묵을 판매하는 분식점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이 국민 먹거리들은 전국 어딜 가도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메뉴들이다. 비록 앉아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자리는 없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누구나 일어서서 음식들을 먹고 있다.
 

순대판매점

유독 줄이 길게 늘어선 노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슬쩍 들여다보니 순대를 판매하는 가게다. 맛집인가 싶어서 줄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릴 겸 다른 곳을 돌아보고 다시 와보았는데, 줄이 늘어날 뿐 줄지는 않는다. 그래서 줄을 서고 있는 어느 사람에게 이 가게가 맛집인지, 맛의 어떤 포인트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이곳에 순대집이 이 집밖에 없어요”였다. 좀 허탈하긴 했는데 그러고 보니 제법 많은 수의 먹거리 판매점이 있지만 품목이 중복되는 집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만원족발

여느 시장처럼 이곳도 족발집이 인기가 많다. 특히나 1만 원의 단위포장으로 판매되고 있어서 부담 없이 한 팩씩 구매하기 용이하다. 구매하고 결제를 하는 사이에 옆에서 사이드로 판매되는 매콤해 보이는 돼지껍데기가 자꾸 눈에 밟힌다. 족발 1만 원도 저렴하지만 그 옆에 보이는 5,000원짜리 가격표는 가격 저항감이 다소 약하여 결국 추가로 구매하게 된다.
 

하양할매곰탕 한그릇.

맛집을 검색해보니 시장 안쪽 골목에 있는 ‘남일식당’의 국밥이 제법 유명했다. 현지인도 많이 찾는 집이라고 하여 찾아가 본다. 하지만 입구에 1인분으로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고, 들어가서 물어보니 실제로 그렇다고 한다. 가게의 정책이 그렇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아쉬움에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찾아간 곳이 마트동 뒤편에 있는 ‘원조하양할매곰탕’집이다. 시장답게 곰탕 한 그릇의 가격은 7,000원으로 저렴하고, 양도 넉넉하다. 국물은 걸쭉하며 잡맛이 없고 회전이 빠른지 고기도 신선하고 깔끔하게 들어가 있다. 이곳도 현지인 맛집으로 통하는 곳이다.
 

꿈동

‘마트형 전통시장’이라는 별칭답게 시장길 한편에 마트건물이 2동 들어서 있다. ‘꿈동’과 ‘바우동’으로 이름 지어진 건물은 각각 두 개의 층으로 올려졌고, 다양한 상점과 음식점들이 입점해있다. 주차장도 있고 카트도 있어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꿈동 1층 전경.

‘꿈동’이라 불리는 A동에는 반찬, 채소, 과일, 각종 수산물과 정육코너가 들어와 있고, 순대, 족발, 초밥 및 베이커리 등 여러 종류의 먹거리를 판매하는 가게도 성업 중이다. 북적북적한 둔치의 시장골목에 비해 마트 건물 안은 다소 한산한 풍경이다. 이곳에는 시장이 현대화되기 전부터 하양읍민들에게 유명했던 ‘하양통닭’집과 ‘찬미김밥’집이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바우동 전통먹거리장터.

B동인 ‘바우동’에는 1층에 먹거리 장터가 있다. 생선구이 정식, 버섯요리 전문점, 삼계탕에 곰탕, 국밥 등 판매하는 식당들이 모여 있다. 먹거리장터에서는 각종 버섯탕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꿈바우버섯집’이 유명하다.
 

꿈이룸 갤러리.

꿈동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꿈이룸 갤러리’가 운영 중이다. 계단을 따라 어린이들이 시장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전시가 되어 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하양꿈바우시장은 무척 흥미롭다. 채도 높은 배색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시장을 표현했다. 그들은 왁자지껄하고 분주한 전통시장의 모습을 그렇게 보았을 것이다. 전통시장의 미래에는 로봇이 상품을 판매하고, 음식을 만드는 모습으로도 표현이 되어 있다. 그림을 그린 아이들이 커서 우리 사회의 주인공이 될 미래에는 정말로 전통시장의 모습이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도 맛있는 순대와 족발을 팔고 있을 것이며, 설탕이 범벅된 도넛이 주요 먹거리로 남아 있을 것을 믿는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인간미가 넘치고 다양한 삶의 흥겨운 축제장으로 전통시장은 우리 곁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재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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