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폭염 위험지도. 환경부 제공
전국 폭염 위험지도. 환경부 제공

올 여름도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가마솥 더위’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펄펄 끓었던 지난해 여름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 최고기온은 지난 5일 의성에서 기록된 37.6℃다.

지난 2일 경주 37.5℃와 지난 5일 경기 이천 37.3℃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다만 올 최고기온으로 기록된 37.6℃는 2010년대 들어서는 역대 최고기온 3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특히 최고기온·폭염 일수·열대야 등 다양한 기록을 갈아치웠던 지난해 폭염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2010년 1월 1일부터 2019년 8월 11일까지 약 9년 8개월 동안 국내 최고기온은 지난해 8월 1일 강원 홍천에서 기록된 41.0℃다.

30위는 지난해 8월 13일 전북 전주의 38.9℃로 올 최고기온인 37.6℃와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지난해 8월 1일 40.4℃를 기록한 의성이 전국 3위, 지난해 8월 5일 39.9℃까지 올랐던 영덕이 전국 6위에 오르는 등 2010년대 역대 최고기온 30위 중 9자리를 경북·대구지역에서 차지한 가운데 올 최고기온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올해 평균 폭염 일수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모습을 보였다.

올 들어 경북·대구 평균 폭염(낮 최고 33℃ 기준) 일수는 16.0일이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은 점을 감안했을 때 폭염 일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해(33.7일), 2013년(29.2일) 수준에 도달하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여름 동안 경북·대구에서 평균 7.4일 발생했던 열대야 일수 또한 지난해(15.0일), 2013년(13.3일)의 기록과는 거리가 멀다.

올여름 더위가 2010년대 기준으로 ‘비교적’ 심하지 않은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지난해만 못하기 때문.

지난 여름엔 우리나라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 잡은 가운데 고도가 높은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진 뒤 동쪽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압계 상·하층이 모두 뜨거워져 기온이 끝없이 치솟았다.

올 여름에는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이 지난해보다 약한 상태다. 티베트 고원에 지난해 가을부터 올 4월까지 평년보다 많은 눈이 덮여 있었는데 이 눈이 티베트 일대 기온 상승을 저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은 여름 동안에도 갑작스러운 폭염이 찾아오진 않겠다.

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8월 8일)는 물론, 삼복 중 마지막인 ‘말복’(8월 11일)도 끝났다.

또, 계절적으로도 우리나라에서 불볕더위가 극심한 시기는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폭염의 최고조는 이미 지났을 것”이라며 “폭염이 끝나진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상기온 수준의 더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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