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이상 없다" 시 해명에도 12일 피해신고 100여건 접수

12일 오후 포항시 남구 오천읍 B아파트에서 수도꼭지형 정수기 필터가 검은색으로 변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접수되자 포항시청 공무원들이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포항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검붉은 수돗물’에 대한 지역민의 공포가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수질에는 이상 없다”라는 지자체 측의 설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2일 하루 동안 100여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되는 등 시민들의 불안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포항시는 수돗물 원수에 망간이나 철이 미량 유입되는 것은 맞지만 정수과정을 거쳐 제거하기 때문에 수돗물은 최종적으로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한 ‘불검출’ 상태로 가정에 공급한다고 12일 발표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극미량의 망간이나 철, 염소가 포함된 수돗물의 경우 여과 과정에서 필터의 색이 검붉게 변할 수 있지만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며 “수돗물은 겉으로 보기엔 평소와 똑같고 일부 지역에서 필터로 여과했을 때만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수돗물을 사용해야만 하는 시민들은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값비싼 필터가 아닌 일반 물티슈로 수돗물을 걸러도 금세 검붉게 물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

필터 또는 물티슈 등이 변색 됐다는 피해신고 건수는 접수 받기 시작한 10일 오후부터 12일 오후 5시까지 총 154건에 이른다. 이 중 108건의 피해신고가 12일 하루 만에 접수됐다.

이 외에도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접수된 필터 변색 관련 민원도 36건에 이르는 등 200건에 달하는 신고가 오천읍을 비롯한 상대동, 죽도동 등 포항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계속되는 수돗물 논란에 일부 지역민들은 마트에서 생수를 구입해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포항시 남구 주민 A씨는 “수돗물의 안정성을 확신하기 어려워 피부가 민감한 아이들은 생수로 세수를 시키고 있다”며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아무리 적합하다고 해도 눈앞에 변색 된 필터가 보이는 이상 수도꼭지에 손이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 10일 남구 79곳의 수돗물을 검사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오는 2020년부터 오천읍과 흥해읍 등 읍·면 지역과 시내에 493억원을 들여 약 82㎞의 노후상수도관을 정비하고 블록화 시스템을 갖추는 등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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