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희움서 제7차 기념식 개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로1가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공동행동 기억과 행동’이 열렸다. 이날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회원과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기억과 행동’결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순악 할머니의 과거와 삶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 총 70분 분량으로 제작된 영상물은 14일 대구 중구 오오극장에서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위안부 피해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앞서 찾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의 표지판 아래에 ‘NO 아베’ 피켓이 눈에 띄었다.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인권과 정의의 문제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행동’이다.

이날 기억과 행동을 주제로 한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기념식이 중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희움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8월 14일이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증언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반세기 동안의 침묵을 깬 김 할머니의 용기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를 바꾸고, 수많은 피해자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민간에서 추진한 위안부 기림의 날 행사는 지난해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면서 공식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시민모임 안이정선 대표는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불복하고 경제전쟁을 일으키는 치졸한 보복을 하고 있다”며 “협정은 정부 간 합의일 뿐, 개인 청구권은 살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아베를 비롯한 우익세력이 이런 사태를 유발했기 때문에 피켓도 ‘NO 일본’이 아닌 ‘NO 아베’로 제작했다”며 “일본에 있는 활동가와 협력해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알리고 행동할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강혜숙 대표도 연대발언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성폭력을 겪은 피해자들도 가장 원하는 것은 진심 어린 사과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상처의 감옥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광복을 이루게 된다”고 밝혔다.

청소년들도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행동하기 위한 다짐의 글을 낭독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청소년·대학생동아리 ‘허스토리’ 학생들은 “지난 28년 동안 위안부 피해 생존자와 많은 사람이 진실과 정의에 입각한 마땅한 요구를 했지만, 일본 아베 정부는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하며 세계를 상대로 기만적인 언행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양국 정부가 2015 한일합의를 무효로 돌리고 피해자들의 요구에 따라 위안부 문제를 정의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릴 수 있었던 것은 28년 전 고 김학순 할머니의 피해 사실 첫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세계 시민사회와 연대해 다른 나라의 피해자들에게도 희망을 줬던 수많은 할머니와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고, 기림의 날에 슬픔이 희망으로 승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구시는 박문칠 감독이 제작한 고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향후 DVD로 제작해 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영할 계획이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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