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에 광복절까지 겹쳐 국내 브랜드 제품 인기
자체브랜드 기획 등 유통업계도 '애국 마케팅' 확산

지난달 29일 포항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포항여성회 등 22개 시민사회단체가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과거사 부정, 경제침략, 아베정권 규탄 ,NO재팬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불매운동은 아베정권이 잘못을 사과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경북일보DB

포항시 북구에 거주하는 유모(24)씨는 영국으로 이민 간 친척의 부탁으로 한 국내 의류업체가 판매 중인 광복절 한정판 티셔츠를 구매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찾고 있던 상품이 이달 초 완판됐기 때문이다.

유씨는 “티셔츠를 사러 포항 내 매장 3곳은 물론 인근 경주까지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브랜드의 광복절 한정판 제품이 확실히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3)씨는 직장동료들과 함께 ‘국산제품만 사용하기’에 도전 중이다.

그는 일본제품을 알리고 국산 대체 상품을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노노재팬’을 통해 의류, 식료품, 전자제품을 비롯해 의약품, 운동기구까지 교체하는 등 최대한 일본제품에서 멀어지려 노력하고 있다.

김씨는 “생각보다 많은 일본제품이 집안에 존재하고 있어 굉장히 놀랐다”며 “많은 인원이 동참하는 도전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우리나라 상황에 도움되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 애국주의’ 운동이 전국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는 광복 74주년을 맞은 데다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인한 일제 불매운동이 겹쳤다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번 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반일감정을 조장하는 조직적·감정적 대응은 옳지 않다’고 시민들 스스로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와 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이번 불매운동을 하나의 문화로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단체가 주도하던 이전 방식과는 달리 국민 스스로 일본산 제품을 가려내고 대체할 수 있는 국내 브랜드를 찾아 서로 공유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불매운동과 함께 광복절 기간이 겹치면서 유통업계 또한 ‘애국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문구업체인 M사가 예약판매를 시작한 ‘FX 153’ 광복절 한정판 패키지는 하루 만에 초도물량 7000세트가 모두 매진됐고, 국내 한 의류 브랜드 업체가 기획한 8.15 캠페인 티셔츠는 최근까지 기획물량 95% 이상이 판매되자 14일 맨투맨 셔츠 815장을 추가로 판매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한 편의점 업체는 자체브랜드 커피 구매 소비자 7명을 대상으로 중국 하얼빈 역사문화탐방을 기획하는 등 독립운동 역사를 재조명하거나 한국 업체를 지원하는 형식을 띤 상품을 내놓는 등 여느 때보다 애국 마케팅이 고조된 분위기다.

이와 관련 국제민주연대 관계자는 “불매운동은 기본적으로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 만큼 쉽지 않은 운동이지만 이번 경우는 시민들이 자발적이고 광범위하게,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특이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제 3자의 선도 또는 강요에 의한 참여가 아닌 스스로의 판단·행동에서 시작돼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없을 것”이라며 “이런 경향은 촛불시위 때부터 보이는 새로운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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