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무궁화 형상으로 표현한 음식

광복절인 15일 대구 중구 한 음식점에서 4명의 셰프가 모여 광복의 의미를 되세기며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다. 셰프들이 (오른쪽)한반도 모양 디저트와 (왼쪽)시계모양 디저트 등 이색적인 음식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15일 낮 12시께 대구 중구 한 음식점.

푸른 접시 위에는 검은깨의 일종인 흑임자로 만든 다쿠와즈와 딸기 쿠키가 광복절을 기념하듯 한반도와 무궁화의 형상으로 놓여 있었다.

성주에서 직접 가져온 참외는 샴페인 식초, 딜 오일 등과 어우러져 푸른 연못을 연상하게 했다.

일식 전문점이었던 매장은 광복절을 맞은 이 날만 한식을 판매하는 팝업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한식 팝업 레스토랑을 연 주인공은 같은 대학 요리사 동기들이 모인 ‘휴식’팀이다.

휴식팀은 지난 3개월간 광복절을 음식으로 기념하는 방법을 찾다가 팝업 레스토랑을 떠올렸다.

하루만 진행되는 팝업 레스토랑의 특성과 광복절을 기념한다는 의미가 통한 것이다.

광복절인 만큼 한식을 기반으로 한 음식 조리법을 연구했고 한반도·태극기 등을 음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았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 경연대회에 참가해 국회의원상을 받는 등 실력을 갖춰 일사천리로 이번 기획이 진행됐다.

평소 알고 지내던 일식집의 도움으로 일식집에서 한식을 선보인다는 의미까지 더해졌다.

이날 팝업 레스토랑은 지동진(22), 최재환(23), 전수미(21) 최수영(22) 등 요리사 4명이 기획했고 매장 운영을 도와줄 5명의 동기·후배와 함께해 총 9명이 힘을 모았다.

음식이 코스로 제공되는 점을 고려해 18개 팀 37명을 사전 예약받았다.

이들은 이날 행사를 위해 3개월간 요리법을 개발하고, 직접 한지로 메뉴판을 만들었다.

내부도 한지 공예품으로 장식하고, 한식에 어울리는 도자 그릇을 준비했다.

참외, 전복, 농어, 메추리, 소 안심 등을 이용한 11개 음식을 단일 코스로 내놨다.

지 씨는 “최근 한일 관계가 예전과 달라진 점에서 일식집에서 한식을 파는 것으로 광복절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싶었다”며 “팝업 레스토랑이 처음이라 부족한 점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방문하신 손님분들께서 만족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메인 요리인 메추리로 만든 편수(만두)와 소 안심 스테이크도 구성해 코스요리의 수준을 높였다.

한반도와 무궁화를 표현한 디저트가 인기를 끌었다.

이날 매장을 찾은 금수찬(25)씨는 “디저트의 모양이 광복절과 어울려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며 “광복절을 기억하라는 시계태엽 모양 초콜릿도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금 씨가 말한 시계태엽 형태의 초콜릿은 광복의 순간순간을 기리는 뜻을 담아 음식이 제공되는 시간에 맞게 분침과 초침으로 장식됐다.

매장에서 홀 운영을 맡은 손호진(22)씨는 “방문한 손님들이 만들어진 음식의 장식을 보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음식에 담은 애국의 뜻이 전달돼 기분이 좋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한윤 기자
조한윤 기자 jhy@kyongbuk.com

소방, 경찰서, 군부대, 시민단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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