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환경위 "비 많이 내린 반면 폭염 줄어"

대구지역 모기 개체 수가 지난해에 비해 2.4배 늘어났다. 경북일보 DB
지난 15일 오후 11시께 대구 북구 관음동에 거주하는 김모씨(32)는 늦은 시간임에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여름철만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인 모기가 귓가를 날아다니며 기분 나쁜 소음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결국 김 씨는 쉴 새 없이 나타나는 모기를 모기향과 모기퇴치제를 이용해 모기를 잡고서야 잠들 수 있었다.

김 씨는 “아파트 7층인데도 모기가 몰려든다”며 “지난해보다 모기가 많아 진 건지 열대야와 겹처 잠을 이루기 힘들다”고 고개를 가로지었다.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대구지역 모기 개체 수가 지난해보다 2.4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매년 모기 동향파악과 일본 뇌염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동구에 선정한 소 사육사 1곳에서 모기를 채집하고 있다

올해 4월 1월부터 이번 달 8일까지 채집한 모기 개체 수는 9만 5356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채집된 4만 369마리보다 크게 증가했다.

종류별로 보면 금빛숲모기(82.2%)가 가장 많고 얼룩날개모기(14.6%), 빨간집모기(2.1%), 작은빨간집모기(0.8%)으로 채집됐다.

이처럼 모기 개체 수가 급증한 것은 지난해보다 비는 많이 내린 반면 폭염이 덜했기 때문이다.

모기 유충은 물웅덩이에서 18주간 서식해 성충인 모기로 성장, 폭염 일수와 강수량에 따라 개체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폭염 특보가 발효된 일수는 지난해 36일이었던 반면 올해는 26일로 10일 감소했다.

폭염이 줄면서 물웅덩이가 사라지는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기상청 집계 결과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대구지역에서 비가 내린 날짜는 20일이며 300.4㎜가 내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일 간 내린 비의 양이 290.7㎜로 올해보다 적었다.

또한 지난해의 경우 비가 연속적으로 내리지 않는 날이 17일이었지만 올해는 9일에 불과한 것도 모기 개체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물웅덩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모기 개체 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연구원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집 주변 물웅덩이와 막힌 배수로를 찾아 장시간 고여 있는 물을 없애는 것도 모기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시민들은 실내에 방충망이나 모기장을 사용하고, 외출 시 노출된 피부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방제를 실시하고 있는 주택밀집 지역과는 상황이 달라 주택가의 경우에는 모기 수의 증감에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원이 채집해 검사한 대구지역 모기에서 일본뇌염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조한윤 기자
조한윤 기자 jhy@kyongbuk.com

소방, 경찰서, 군부대, 시민단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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