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청와대는 20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도덕성과 정책에 대한 검증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조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후보자 검증과 관련해 도덕성은 도덕성대로 후보자가 해명할 사안이 있으면 국민께 해명해야 하고, 정책은 정책대로 후보자의 정책적 소신을 밝힘으로써 후보자 검증이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또한 국회 청문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청와대가 사전 검증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느냐’는 질문에는 “검증 과정에서 조 후보자에 대해 나오는 이슈가 검증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조 후보자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논의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검증 시스템과 메커니즘은 민정수석이 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검증은 검증대로 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장관 후보자 내정 직전까지 민정수석을 역임한 조 후보자가 본인을 ‘셀프 검증’했던 것 아니냐는 야당 일각의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조 후보자를 둘러싸고 사모펀드 투자 및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 외에도 동생의 위장이혼 의혹과 채무변제 회피 논란,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수령 및 고교 시절 2주간 인턴으로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 등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조 후보자 가족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를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리며 야당과 언론을 비판했다.

조한기 청와대 1부속비서관은 전날 SNS에 “조 후보자 딸과 전 제수씨는 장관 후보자가 아니다. 딸의 사생활과 전 제수씨의 아픈 가족사를 파헤칠 권리가 도대체 누구에게 있단 말인가. 국회의원도 언론도 그런 권리가 없다”는 글을 썼다.

조 비서관은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는 미명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함부로 다루는 야만스러운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기정 정무수석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번 기회에 청문회법도 개선됐으면 좋겠다”며 “도덕검증(비공개) 정책검증(공개) 원칙으로”라고 밝혔다.

강 수석은 “국민은 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누구의 청문회인가’라고 질문하고 있다”며 “국회는 그에 대해 정직하게 답해야 한다. 사촌, 팔촌의 인사 검증이 아닌 후보자의 청문회라고”라고 말했다.

또 “정치 일정이 법적 일정에 우선할 수 없다”며 국회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조속히 인사청문 일정을 잡아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 들어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이 15명에 이른다. 이번 만큼은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용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2만6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해당 청원은 지난 12일 시작된 것으로 최근 며칠 새 불거진 조 후보자와 가족들의 사모펀드 논란, 조 후보자 딸의 논문·장학금 논란 등은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조 후보자의 서울대 교수 복직, 민정수석 재직 시절의 SNS 게시글 등을 근거로 들어 조 후보자가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담겼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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