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루트 조사, 구직자 30.7% "입사 후 이직할 계획"…악순환 우려

올 하반기 대기업 공개채용 규모가 지난해 보다 5.8%p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취업준비생 중 40%가량이 ‘무조건 합격하고 보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발표한 국내 상장사 2221개사 중 699개 사를 대상으로 한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채용 계획을 확정한 기업은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채용규모는 4만4821명으로 지난해 4만7590명에 비해 2700 여 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채용방식도 올 초 현대자동차가 공채제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면서 하반기부터는 공채비중이 줄고, 수시채용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이 설문조사에서 채용방식에 대한 질문결과 공개채용 49.6%·수시채용 30.7%·인턴 후 직원 전환 19.6%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공개채용 비율이 67.6%였으나 올 하반기에는 56.4%로 11.2%p나 줄어 수시채용이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기업의 수시채용은 지난해 11.8%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4.5%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취업시즌을 앞두고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이 구직자를 대상으로 ‘2019 하반기 취업을 원하는 기업’을 조사한 결과 무려 37.6%가 ‘취업만 되면 어디든 상관 없다’고 답해 전체 1위에 올랐다.

오랜 경기 침체에 이어 일본 경제침략 등 대외적 환경이 어려워 지면서 채용문이 더욱 좁아지자 취업 목표를 정하기에 앞서 ‘일단 취업부터 하고 보자’는 인식이 확산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취업만 되면 어디든 상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을 성별로 보면 여성이 40.4%로 남성(32.5%)보다 조금 더 높았다.

이 조사의 또 다른 특징은 취업 목표가‘중소기업(20.9%)’ ‘중견기업(16.1%)’‘공기업/공공기관(12.8%)’‘대기업(9.2%)’‘외국계기업(3.4%)’의 순으로 나타나 구직자 중 대다수가 현실적인 취업 가능성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기업 형태가 어디든 상관 없는 이유’로는 절반에 가까운 47%(복수응답)가 ‘빨리 취업을 해야 해서’라고 답했으며,‘길어지는 구직활동에 지쳐서(35.7%)’‘남들보다 스펙 등 강점이 부족해서(20.9%)’‘목표 기업을 잡아도 들어가기 힘들어서(15.5%)’‘기업 형태보다 다른 조건이 더 중요해서(13.4%)’라는 답이 이어졌다.

이처럼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인식이 확산 되면서 ‘취업 후 이직할 계획’이라는 답도 30.7%에 달했다.

즉 당장 아무 곳에나 취업한 뒤 다시 공부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직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직 활동은 입사 후 평균 2.5년 이후부터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간별로는 ‘2년 6개월~3년 미만’이 22.2%로 가장 많았고, ‘2년~2년 6개월 미만(19%)’‘3년 이상(17.8%)’‘1년~1년 6개월 미만(16.4%)’‘1년 6개월~2년 미만(13.1%)’등이 뒤따랐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취업이 어려지면서 무조건 ‘입사’에만 집중하는 구직자들이 많은 데 이는 결국 ‘조기 퇴사로 이어져 다시 구직자로 돌아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에는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명확한 목표를 잡고 구직에 임하는 것이 만족스러운 직장생활과 진정한 ‘취업 성공’을 이루는 첩경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구직자들은 취업 준비 중 주로 정보를 얻는 경로로 ‘취업포털 제공 공고 및 정보’(79.3%·이하 복수응답)를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으며, ‘기업 채용 사이트 및 홍보 콘텐츠(26.3%)’‘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20.5%)’‘유튜브, SNS 채널 취업 관련 콘텐츠(13%)’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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