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모습.
일본 정부가 지난달 한국에 대한 3개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일본산 포토레지스트가 21일 국내로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22일 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일본산 포토레지스트가 항공편을 통해 반입된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삼성전자의 주문을 받은 한 일본 업체의 수출 신청에 대해 일본 정부가 이달초 처음으로 허가 결정을 내린 물량”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4일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공식 발효한 지 49일 만에 처음 국내로 반입된 셈이다.

이번에 들어온 물량이 약 3개월치로 알려진 1차 허가분의 전부인지 일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의 극자외선(EUV) 생산라인으로 옮겨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본 정부가 최근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두번째로 허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삼성전자는 최대 9개월치를 확보, 당분간 EUV 라인 가동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1차 수출 허가는 신에츠(信越)화학이, 2차 허가는 JSR이 각각 받았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고객사 관련 사안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1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JSR이 일본 당국으로부터 삼성전자에 대해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받았으며, 5∼6개월치 물량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 고순도 불화수소(HF)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는 단 한건도 수출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포토레지스트는 군사 전용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본 정부로서도 수출 규제의 명분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듯하다”면서 “그러나 아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의 소재 업체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주요 수출 대상국인 한국에 대한 수출길이 막히자 경영난 우려를 호소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일본 소재 기업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고객”이라면서 “우회 수출 등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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