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지난 8월 25일 일요일, ‘대구 국제 오페라 어워즈’ 본선 참가를 위해 해외 각지의 젊은 성악가들이 속속 대구에 도착했다. 이번 본선 대회 참가자들은 12개국 90여 명의 예선 참가자들 가운데 DVD 심사를 거쳐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와 ‘독일 베를린 도이치오퍼’에서 열린 유럽 예선(2019년 4월 15일~16일) 및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2019년 5월 10일)을 통과하여 선발된 20명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러시아와 이란 출신 성악가 두 명이 개인적 사정으로 불참하여 총 18명이 본선 경합을 벌이게 되었다.

8월 26일 월요일 오전 10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 모인 본선 진출자들은 조금은 긴장된 모습이었으나 강한 눈빛은 도전 의지와 우승에 대한 결의에 차 있었다. 경연에 앞서 각각 세 번에 걸친 추첨을 통해 순서를 정하고 대구오페라하우스 코치들과 반주를 맞추며 경연을 위한 워밍업을 시작하였다. 본선은 총 3번의 콘서트를 통해 우승자를 가린다. 먼저 8월 28일에는 오페라가 시작된 나라인 이탈리아의 아리아를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한 곡씩 부르고 다음날인 29일에는 이탈리아 외 다른 나라의 아리아로 경연을 펼친다. 마지막 경연날인 31일 토요일에는 오페라 중창곡들을 대구의 기성 성악가들과 함께 헝가리 국립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인 코자르 발라즈가 지휘하는 디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공연하는 순서로 콘서트가 진행된다.

8월 26일 저녁 대구에 도착한 각국의 심사위원들은 27일 오전 한자리에 모여 사상 유례가 없는 ‘제1회 대구 국제 오페라 어워즈’의 공정한 심사를 위한 회의를 하였고 오후에는 대구지역의 명소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경연에 참가한 극장으로는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하여 오스트리아의 빈 슈타츠오퍼,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 독일의 본 극장, 드레스덴 젬퍼 오퍼, 쾰른 오페라하우스, 베를린 도이치오퍼, 마지막으로 미국 LA오페라극장 등이 있으며 각 극장의 극장장 혹은 예술감독, 캐스팅 감독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였다. 그런데 심사위원 중 본 극장의 감독은 대구로 오는 길에 베트남에 잠시 들렀다가 토착병에 걸리게 되어 애석하게도 독일로 돌아가야만 했다.

유럽에서 유학을 해 본 연주자들은 알겠지만 이번 대회에 참여하는 극장들의 관계자들에게 오디션을 한 번 보는 것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다. 유럽의 오페라 극장들은 고착화 되어가는 유럽 오페라 시장에서 아시아의 오페라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손을 잡고 세계의 젊은 오페라 스타들을 발굴하기 위한 일에 동참하기 위하여 대구에 모이게 된 것이다. 마지막 경연 날인 8월 31일에는 1위에서 3위까지의 입상자들에게 상금과 상패가 수여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입상 순위와 상관없이 그들이 속한 극장의 시즌 오페라 주·조역, 콘서트, 오펀스튜디오나 앙상블 단원 등으로 젊은 성악가들을 선발해가는 옵션이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2020년 ‘제2회 대구 국제 오페라 어워즈’에서 올해 선발 된 본선 진출자들을 주축으로 한 오페라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종합 예술 오페라의 성격에 걸맞게 어워즈의 범위를 확대하여 성악 분야 뿐 아니라 연출과 무대·의상 디자인까지 함께 경연을 치르고 그다음 해인 2021년 그들이 직접 만드는 오페라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서 선보이게 될 것이며 그 무대와 의상들은 유럽 혹은 미주 시장에서도 만나게 될 것이다. ‘대구 국제 오페라 어워즈’를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미래로, 세계로 뻗어 가는 아시아 오페라의 허브로 발전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