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에서 가슴 아프고 중요한 사건인 만큼 여느 때보다 진지한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 그동안 컴퓨터그래픽이나 로봇이 나오는 영화에 주로 출연했는데, 이 영화는 훨씬 더 진지한 분위기였다. 이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알아야 할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33)가 한국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출연한 소감이다. 폭스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대표 배우다. 폭스는 영화에서 뉴욕 헤럴드트리뷴 종군기자 ‘마거릿 히긴스’를 연기했다. 히긴스는 6·25 전쟁의 이면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사회에 한국 지원을 요청한 실존 인물이다. 1951년 관련 르포 기사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장사상륙작전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한 성동격서의 양동작전이다. 평균 나이 열일곱 살, 훈련기간 단 2주의 학도병으로 구성된 772명이 문산호를 타고 장사리에 상륙해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철수한 작전이다. ‘친구’, ‘챔피언’ 등의 곽경택 감독과 ‘봉오동 전투’, ‘신과 함께’ 시리즈 등에서 시각효과를 맡은 김태훈 감독이 공동 연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 달 29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공개한 보도 사진 12종에는 총알이 빗발치는 해변을 넘어, 적의 참호를 습격하고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학도병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한 컷 한 컷에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현장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영덕군 장사리 상륙 현장에 건립 중인 ‘문산호 전시관’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한국전쟁 당시 작전에 투입된 높이 26m 길이 90m의 문산호의 실물 크기로 짓고 있는 바다 위의 호국 전시관이다. 지난 2016년 개관하려 했지만 건축 하자 등으로 2년 째 소송전이 벌어져 계속 개관이 연기되고 있다. 다행히 소송과 별개로 보수공사를 해서 영화 개봉에 맞춰 임시개관할 것이란 소식이다. 외국 영화 배우조차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라는 장사상륙작전 영웅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원만하게 합의해서 개관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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